金泰生 저, 김대양 역 ≪재일제주인의 문학적 기록, 뼛조각≫ 제주학총서62로 출간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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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식민지 시대를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오롯한 이야기
金泰生 저, 김대양 역 ≪재일제주인의 문학적 기록, 뼛조각≫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 총서 62로 출간
▢ 재일제주인 작가 김태생 씨의 ≪骨片≫이 ≪뼛조각≫(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 총서 62)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순자) 번역 출판 지원 사업으로 나온 이 책은 일본 근대문학을 전공하고 재일제주인 작가 김태생 등을 연구하고 있는 문학박사 김대양 씨 번역으로 세상에 나왔다.
▢ ‘재일제주인의 문학적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에는 <동화>, <소년>, <뼛조각>, <어느 여인의 일생> 등 네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이들 소설은 단순히 재일제주인 작가 김태생의 작품을 번역한 것이 아니다. 그의 문학적 기록을 통해 재일제주인에게 남아있는 제주의 옛 원형을 보존하는 작업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작품 속 대사를 제주어로 번역했다는 점이다. 일본어로 기록된 재일제주인의 언어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의 장소와 공간, 옛 생활풍습, 제주 4・3 등 제주의 원풍경을 제주어로 풀어내고 있어 책 읽는 흥미가 더해진다. 제주어는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제주와 제주사람, 제주 문화에 진정성과 현실감을 느끼게 해준다.
▢ “저승서 불르레 왓덴 나가 갈 가 닮으냐? 난 고향에 돌아가켜. 이제 고향에 돌아가젠. 죽어도 어무니 아부지 묻은 땅 속에서 ᄀᆞ치 잠들구정 허다. 나 고향에 돌아가켜. 타국 땅 일본서 죽고정 안 헤. 난 아무 잘못 엇어. 열심히 일만 헨.”
-<소년> 본문 중에서.
▢ 저자 김태생은 1924년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에서 태어나 1930년에 아버지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1986년까지 재일제주인의 삶을 살았다. 그의 작품에는 일본에서 식민지 시대를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녹아있다. 이 책은 식민지 시대에 이중언어 환경을 경험한 재일제주인 자신의 입장에서 쓴 사실적 보고서인 셈이다.
▢ 재일제주인의 문학은 ‘제주’라는 특수성과 시대성을 담고 있어 제주학의 정체성 정립을 위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제주학 번역 총서로서의 의의가 있다.
▢ 번역을 맡은 김대양 씨는 ‘역자의 말’에서 “김태생의 문학 텍스트에 묘사된 공간은 작가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갇혀있는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집단 즉 재일제주인의 인식과 정체성의 관계에 놓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면서 “김태생의 작품을 통해 일본 사회와 마주하는 재일제주인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 도서출판 보고사, 값 1만 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