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제주매일]“소멸위기 4단계 제주어에 숨을 불어넣을 골든타임”
- 2023-01-11
- 조회 11
2022년 10월 10일 뉴스 기사
“소멸위기 4단계 제주어에 숨을 불어넣을 골든타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애플티비 드라마 ‘파친코’ 등을 통해 제주어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노출이 급증한 제주어는 과거 촌스럽고 투박하다는 평가 대신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소멸위기 제주어에 숨을 불어넣어야 할 ‘골든타임’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7일 제주문학관에서 제주학센터(센터장 김순자)가 주관한 제주어포럼 눌 ‘영화·드라마, 제주어를 ᄉᆞᆷ지다(삼키다)’ 참석자들은 고두심.지현우 주연의 영화 ‘빛나는 순간’을 함께 감상하고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 제주어가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의견을 나눴다.
해녀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물숨’의 고희영 감독은 “제주도만큼 인간세계를 뛰어넘는 여분의 세계가 공존하는 곳이 없다”면서 “신화가 있고 늘 자연신을 숭배하는 자연철학이 있고, 풍경만 보던 사람들이 그 너머를 보고 싶어하고 그 너머의 언어를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멍의 바당’, ‘가옥신’ 등 제주어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KBS제주방송총국 김선희 작가는 “제주어 드라마나 영화가 늘고 있는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대본작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서로 응원하면서 작업하고 싶다”면서도 “제주어에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생각해 볼 때 소멸위기 4단계 제주어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제주어가 강하고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공동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변종수씨는 “영화 ‘빛나는 순간’ 끝에 제주어로 사랑합니다를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묻는데 제주어에서 사랑합니다는 없고 ‘느 보구정하다’고 하거나, 주변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도 안녕하십니까가 아니라 ‘펜안허우꽈’ 등을 사용하는데 드라마와 영화에서 직역을 해버리면 이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야기 소재로 재밋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배우 캐릭터, 의상 등으로 재밋거리를 찾는 데 한계가 있고 재밌고 생경한 것이 필요한데 제주어가 새로워 그런 것 같다”며 최근 제주어 열풍을 이유를 들었다.
김순자 센터장은 “예전에는 제주어 강의 같은 데를 가며 제주어가 투박하고 촌스럽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너무 귀엽다,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면서 “제주어는 언어로서의 소통의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주문화를 담아내는 수단이자 제주사람들의 삶이고 영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왁이 해녀들의 생명줄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제주어는 제주 사람들의 목숨이고 끊어지면 죽는다”면서 제주어 보존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김순자 센터장을 좌장으로 양영식 제주도의회 의원, 변영근 제주도 문화정책과장, 고희영 영화감독, 김선희 KBS 제주방송총국 작가, 문화놀이터 도채비 대표이자 배우 변종수씨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