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제주의 입도조...1194년 고려 말부터 들어왔다
- 202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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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3. 제주일보(좌동철 기자)
남평문씨(1194년), 청주좌씨(1270년), 광산김씨(1368년) 등의 順
제주 전체 인구 34%는 김씨와 이씨 차지...두 성씨의 후손 가장 많아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에 있는 김해김씨 좌정승공파 입도조 김만희(金萬希) 묘역.
제주에 본관을 둔 고·양·부 3성을 제외한 입도조(入島祖)들은 제주에 언제부터 뿌리를 내렸을까?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완병)는 ‘제주 입도조 현황 실태 조사 보고서Ⅱ’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2023년부터 시작한 이번 사업은 제주지역 총 150개 성씨 중 입도시기와 입도조를 확인할 수 있는 113개 성씨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토착 성씨인 고·양·부를 제외한 입도조 순서를 보면 남평문씨(1194년), 청주좌씨(1270년), 광산김씨(1368년), 진주진씨(1371년), 양천허씨와 청주한씨(1392년), 김해김씨(1393년), 경주이씨(1401년), 신청강씨와 경주김씨(1402년) 등의 순이다.
제주지역 20대 성씨의 후손 분포 현황을 보면 김씨가 14만55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이씨(6만553명), 고씨(4만1935명), 강씨(3만1678명), 박씨(3만526명), 양씨(2만3719명), 오씨(2만1705명), 강씨(1만8347명), 정씨(1만5468명), 문씨(1만480명) 등의 순이다.
20개 성씨 중 김씨는 제주 전체 인구의 24%, 이씨는 10%를 차지해 이들 두 성씨가 도내 전체 인구의 34%를 차지했다. 토착 성씨인 고씨는 3위, 양씨는 6위, 부씨는 23위에 올랐다.
도내 최초의 입도조로 꼽히는 남평문씨는 1194년 고려 명종이 탐라국을 교화하기 위해 대제학 ‘문착’을 보내면서 시조가 됐다.
청주좌씨 입도조는 1270년 구좌읍 한동리에 정착한 좌형소로, 원나라 천관시랑으로 고려 말 탐라목장에 관리로 부임했다는 설이 있다.
김씨 중에는 광산김씨가 1368년 가장 먼저 입도했으며, 시조는 김윤조로 입도조 묘소는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됐다.
김해김씨의 입도조는 김만희로 고려 공민왕 때 문과에 급제해 요직을 거쳤으나, 1392년 유배형을 받았고, 1393년 제주에 입도했다.
제주학연구센터가 16세기 이전 제주에 입도 사유가 확인된 43명 사례를 분석한 결과 귀화 1명, 유배 7명, 피신 및 은거 14명, 문화 교화 1명, 낙향 14명, 부친 유배 후 정착 2명, 관리 부임 후 정착 4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2차 조사에서는 16~17세기 입도한 입도조 65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진은 족보와 회지 등 문중에서 발간한 문헌 자료를 1차 정리하고, 입도조 묘역을 현지 조사했다. 또한 주요 문중회 관계자 면담을 통해 문헌 자료를 보완해 입도조 가계와 내력을 상세히 복원했다.
이번 보고서는 제주 성씨·본관별 연원과 비문에 새겨진 각 입도조의 행적, 관련 묘역 실태를 담아 전근대 제주 입도조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발간된 보고서는 보다 많은 도민이 접할 수 있도록 도내 도서관 등 공공기관에 비치되며, 제주학연구센터 누리집(www.jst.re.kr)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에 있는 신천강씨 감사공파 입도조 강영(康永) 묘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