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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제주학연구센터의 연구성과를 알려드립니다.

[시사매거진제주] 김완병 센터장 "기억·기록 통한 제주인 정체성과 철학 집대성"

  • 2025-02-05
  • 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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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제주=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제주학연구센터 도민 신뢰지지 받도록 소통 늘려갈 것"
"생태전문가로서 제주학연구센터 미래 고민"
"열린 제주학, 따뜻한 제주학, 실천하는 제주학' 냉철히 생각해야"
"생물다양성, 기후위기, 지속가능성 등 생태적 용어들 제주학에 스며들어야"
"광복 80주년 근현대 제주사회 특강, 교류의 장, 마을자원 기록화 사업 등"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박혜진> 제주만의 특수성을 가진 역사와 문화를 제주학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가 제주에 대해 관심을 갖다보니 제주학의 위상도 달라졌습니다. 최근 제주학연구센터장으로 취임한 김완병 센터장과 얘기 나눠봅니다. 앞으로 센터장으로서 어떤 역할 하길 원하십니까?
 
◆김완병> 무엇보다도 제주학연구센터가 도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소통을 늘려 가겠습니다. 학문적 성과 또는 연구자들의 자기 만족에 그치지 않고, 연구결과물에 의해 도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실질적인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개인별, 분야별 연구 성과들이 도민사회와 함께 연대하고 공유될 때 그 효과가 커지는 만큼, 인문·사회·자연 등 다학제간 통섭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생태전문가로서 제주학연구센터의 미래에 대한 여러 고민을 하겠습니다.
 
특히 문화적 감수성과 생태적 감수성을 균형있게 조정하겠습니다. 환경 또는 생태감수성은 자연의 생태적 흐름과 기능을 잘 이해하고, 자연에서 주는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충족감을 누비고, 배려심을 키워가는 감각입니다.
 
그래야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을 때 환경문제나 생태 이슈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문제해결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회복성을 위한 실천과제를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주학연구센터의 역할도 도민들의 삶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해서, 제주학연구센터의 과제 연구도 문화적, 생태적,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 분야의 기관, 단체, 전문가 등과 소통하면서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그동안 제주학의 위상도 많이 달라졌죠? 센터장으로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완병>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주학 관련 연구 성과물은 제주 문화유산의 가치와 품격을 격상시키고, 제주와 제주 사람들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문화진흥 정책 발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의 이야기, 즉 제주사람들의 삶이 바로 역사입니다.
 
역사는 기록을 통해 미래유산이 됩니다. 제주사람들의 생애사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도민들과 소통하는 것이며, 기억과 기록을 통한 제주인의 정체성과 철학을 집대성하는 게 센터 역할입니다.
 
하지만 센터가 걸어온 길에 대해 성과적 측면보다는 도민들의 기대를 제대로 수행해 왔는지 먼저 반성해 봅니다. 더 노력하고 더 혁신해야 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센터가 제시하는 '열린 제주학, 따뜻한 제주학, 실천하는 제주학'에 대해 냉철하게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박혜진> 센터장님은 오랜 시간 학예사로 활동을 해 오셨고 새와 관련한 연구로도 유명하시잖아요? 제주 생태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시죠?
 
◆김완병>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르 클레오지오 작가의 말입니다. "새들이 날다가 아름다운 곳을 찾게 되면 다시 찾아오고픈 마음처럼 제주도는 세계에 몇 남지 않은 자연을 갖고 있는 곳입니다." 공감하면서도 반성하게 됩니다.
 
관광객, 비즈니스, 연구자 등 누구라도 제주를 여행하다가 제주다운 가치를 찾게 되면 언제든 다시 오고픈 마음처럼, 제주학연구센터는 제주의 진심과 미래유산에 대한 고급 정보를 간직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주는 제주다움을 유지해야 합니다. 제주어뿐만 아니라 신화, 민속, 돌담, 역사, 인심, 생태자원 어느 하나 안전하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특히 생태적 가치를 잃게 되면 제주의 문화자원들마저 위태롭습니다. 기후위기는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황새나 팔색조와 같은 멸종위기종은 해안조간대나 곶자왈과 같은 서식지가 사라지면 제주를 방문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제주의 문화자원과 생태자원이 멸실되지 않고 지속가능하도록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며, 혹 위험에 놓여 있는 자원들은 회복할 수 있도록 살펴 나가겠습니다.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박혜진> 제주학 분야에 제주 생태를 어떻게 이어가실지도 궁금합니다.
 
◆김완병> 저는 조류분야의 전문가로서 오랫동안 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로 재직하여 왔습니다. 새들의 분포, 생태 그리고 서식지 환경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오면서 조류학회와 제주학회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시민과학자들과 협업하면서 문제해결력을 키웠습니다.
 
특히 제주 야생동물학을 연구하면서 식물학, 해양학 그리고 인문지리. 민속, 제주어, 근대현사 등 인문영역까지 관심분야를 가지면서, 제주와 제주학에 대한 학식을 넓히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생물다양성, 기후위기, 지속가능성과 회복력 등과 같은 생태적 용어들이 제주학연구에 잘 스며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제주학의 발전을 위해서 제주학연구센터의 역할도 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어떻게 평가하세요?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가 설립된 지 15년 되었습니다.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제주학 아카이브 사업은 제주학과 제주사람들의 삶을 연구한 자료들을 기록화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제주학총서와 연구보고서를 비롯하여 고문서와 고서적, 사진, 영상 등 관련 자료들이 분야별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학연구센터의 중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제주어 연구와 보존육성 프로그램들도 상당한 성과를 냈습니다. 또한 마을자원, 해녀문화 등 민속자원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개최되는 제주학 학술대회와 연구자 지원공모에도 많은 참여를 보여주었고, 더불어 도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아주 높아지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고, 실제도 도민들의 우려도 많습니다. 앞으로 여러 기관 및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그동안 제주학연구센터가 해 놓은 의미있는 사업들도 소개해 주시죠.
 
◆김완병> 우선 제주학 진흥 사업은 제주학 연구비와 출판비 지원을 통해 현재 센터에서 부족한 연구 영역 분야와 특히 사회와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를 강화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34곳의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학술대회와 세미나 등을 개최했습니다.
 
그동안 제주학 관련 아카이브 52,370건을 비롯하여 제주학총서 72건, 제주역사자료총서 24건, 제주학연구보고서 88건, 학술대회 및 교육자료집 62건 등을 발간했습니다.
 
제주학연구센터의 중점 사업인 제주어 연구 및 보전 사업은 제주 사람들의 삶과 정신 그리고 철학을 기록하는 아주 의미있는 사업입니다. 제주어 표기법 제정, 제주어 구술채록(36권), 제주어 총서 발간, 제주어대사전 편찬 진행, 제주어 포럼 및 학술대회 등 제주어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9년부터 매년 제주 초가, 목축, 제주의 옷, 돌문화, 물미, 산파, 해녀문화, 마을제 등에 이르기까지 제주어와 제주사람들의 민속문화 가치를 보존하는데 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역사 부분을 살펴보면, 제주학연구센터에서는 제주의 역사 정립을 위한 전근대 사료 발굴과 함께 편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대표 2개 사업을 소개합니다. 2016년부터 시작한 승정원일기 제주기사 번역 편찬 사업에서는 조선시대 1급 관찬사료인<승정원일기>의 제주 기사를 모두 수집해 번역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효종대(1649~1659)를 시작으로 현재 정조대 역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종대까지 지속적인 작업이 진행된다면 약 16,000건이 역주됩니다. 이 자료집이 완간되면 조선시대 제주 실정의 전반적인 심화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부터 시작한 제주 입도조 현황 실태 조사에서는 도내 성씨 입도조에 대한 현황과 묘역을 조사 정리하고 있습니다. 입도조는 본관이 제주인 고·양·부 삼성 이외의 타 성씨가 제주 섬 이외의 지역 및 국가에서 제주로 처음 들어와 정착해 살면서, 후손을 남기고 그들이 대대로 제주에 거주하며 가문을 이룰 때의 시조를 의미합니다.
 
조사 대상은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도에 입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각 성씨‧본관별 입도조입니다. 이 조사는 제주인의 뿌리, 정체성을 찾기 위한 첫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까지 입도조 현황 실태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김완병 제주학연구센터장 

 

◇박혜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나 연구들도 소개해 주시죠.

◆김완병> 지금은 지난해 마무리한 사업들을 분야별로 평가하고 아카이빙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2025년에는 5개 분야 22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세부 계획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주어 진흥, 제주학 지원 공모사업, 자체 정책사업, 민속자원 조사 등의 연구과제를 포함하여 학술대회, 세미나, 포럼, 교육강좌 등의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일정을 조율하고 있고, 관련 전문분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제주학연구센터의 중점 사업인 아카이빙 구축과 제주어 보존을 비롯하여 제주의 역사, 민속, 자연생태 그리고 제주의 미래까지 내실있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제주학의 연구영역을 더 멀리 더 넓게 그리고 더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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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김완병> 제주학은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 사회적 구조를 종합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으로, 지역 정체성과 특수성을 학문적으로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주학 진흥 사업은 연구 공모 지원, 교류, 교육, 기관지 발간 등이 예정되어 있으며, 지속적인 정책 세미나와 학술대회를 개최하겠습니다.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근현대 제주사회를 조명해 보는 특강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연간 2회 발행하는 기관 소식지 '제주바투리'를 통해 제주학 연구의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제주학 아카이브 관리 운영 사업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하여 접근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제주학 시민 아키비스트 기초과정과 심화과정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기록자의 중요성과 역량을 부각시켜서 도민중심의 제주학연구센터로 거듭 성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역사 편찬 사업의 경우 연차 사업으로 진행하는 승정원일기 번역 편찬 사업, 입도조 현황 실태 조사 사업, 고문서 조사 사업, 고전 강독회 등을 엽니다.
 
그리고 올해 신규사업으로 진행하는 '제주인 자긍심 고취를 위한 역사 재조명' 사업은 근현대 제주도내 학교 설립과 발전에 공헌한 인물을 조사하고 기록화하는 내용입니다. 제주교육박물관, 제주대학교 재일제주인센터 등 유관 기관과 TF팀을 구성하고 사료 수집 협업과 공동 현지조사 추진할 예정입니다.
 
제주어대사전 편찬은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계속사업으로 2024년까지 25,000개 표제어를 집필하였으며, 집필된 내용을 바탕으로 자문과 검토, 교정, 관련 사진 자료 수집 등의 과정을 거쳐 올 하반기에 제주어 웹사전 시범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제주어 학술대회, 제주어 포럼, 제주어 총서 발간 등의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며, 특히 올해 신규 사업으로 제주어 교육 전문 강사 육성과 제주어 교육과정 및 교재 개발 관련 사업도 차질없이 준비해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주 민속문화 및 마을 자원 기록화 사업은 사라져가는 마을제, 세시풍속, 해녀문화 등의 민속문화 조사를 통한 아카이빙을 지속적으로 축적할 예정이며, 올해 신규 사업으로는 제주 노동요에 대한 현장조사와 채록, 보고서를 발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