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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제주학연구센터의 연구성과를 알려드립니다.

[미디어제주] “마을 신문만이 담는 ‘사람들 목소리’ 숨은 제주학 발굴하자”

  • 2024-12-23
  • 조회 3

┃제주학연구센터-(사)제주언론학회 29일 세미나
┃제주학 확장 매체로서의 ‘마을 신문’ 가능성은?
┃‘소멸 위기’ 앞 제주학·언론학 네트워크 어떻게?

 

2024. 11. 29. 미디어제주(김민범 기자)

 

“마을 신문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학의 숨은 역사를 발굴하기 위한 창구로서는 ‘마을 신문’이 가장 중요하죠.”

 

제주학 확장 매체로서 ‘마을 신문’의 가능성과 제주학·언론학의 네트워크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와 (사)제주언론학회는 29일 호텔 리젠트마린 더 블루에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제주학과 언론학의 네트워크를 논하다’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발표는 이정원 제주언론학회 총무이사와 <미디어제주> 편집국장인 김형훈 제주언론학회 회장이 맡았다.

 

김형훈 이사장이 발표를 진행 중이다/사진=미디어제주

김형훈 제주언론학회 회장이 발표를 진행 중이다. /사진=미디어제주

 

김형훈 회장은 제주학 확장 매체로서 ‘마을 신문’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지역별 사투리처럼 같은 언어를 쓸 경우 동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다른 언어를 쓸 때는 또 배타적이에요. 언어에서 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김 회장이 발표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던진 말이다. 지역을 구분할 수 있는 1차적인 것은 언어다. 언어를 통해 동질성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훈 회장이 말하는 ‘언어의 동질감’과 ‘지역학 연구’의 연관성은 무엇일까.

 

“나를 찾는 겁니다. 제주학도 마찬가지죠. 제주학을 연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입니다. 제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끼리 자긍심을 가질 순 있지만, 이것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미래 발전상도 모색할 수 있어야죠.”

 

김형훈 회장은 제주학을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매체를 ‘미디어’이자 ‘언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의 기획취재를 통해 인류유산과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례들을 설명했다.

 

“언론의 활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주학에 대해 언론은 계속 전파하고 있어요. 제주학을 널리 알려줄 미래 매체는 지역신문입니다.”

 

현재까지 제주학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제주학의 제대로 된 연구 진행 과정을 알리지 못한 도내 언론사들의 반성도 필요하다.

 

“마을 신문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것입니다. 역사라는 것은 특정한 사건만 편입이 돼 있잖아요. 하지만 마을 신문은 민중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는 공식적인 사실이 기록돼 있지만 민중들의 이야기는 빠져 있다. 마을 신문은 마을의 숨겨 놓은 기록들과 읽히지 못한 기록들, 민중들의 살아온 기록들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다.

 

“제주학의 숨은 역사를 발굴하기 위한 창구로서 ‘마을 신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주학을 확장하기 위한 수단은 ‘마을 신문’이지만 현재 마을 신문은 많지 않아요. 즉 마을 신문을 늘리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시작으로 제주 도내 43개 읍면동에 마을 신문이 다 갖춰지기를 희망합니다. 이후에는 마을 신문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센터도 구축되면 좋겠네요.”

이정원 제주언론학회 총무이사/사진=미디어제주

이정원 제주언론학회 총무이사. /사진=미디어제주

 

이어 이정원 제주언론학회 총무이사의 발표도 진행됐다. 그는 ‘소멸 위기 앞에서 제주학과 언론학은 어떻게 네트워크 할 것인가’를 솔루션 저널리즘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제주어가 소멸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제주학과 언론학의 네트워크로 소멸 위기를 지연시키거나 해소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원 총무이사는 소멸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 솔루션 저널리즘을 가져왔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한국 언론학계에서도 유행처럼 논의되는 최신 이론 중 하나다.

 

현재까지의 언론은 비판만 해왔지만 이제는 관점을 바꿔 ‘해결’에 나서야 한다.

 

“제주학과 언론학에서 언론인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역 언론들은 하루하루 자료를 처리하기도 벅찬 현실이에요. 해결은커녕 비판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정원 총무이사가 제안한 것이 ‘솔루션 저널리즘’이다. 이는 언론인들의 역량을 계속 올려주며 지속 가능한 토대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솔루션 저널리즘 실천을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우선 감시자의 관점이 아닌 동등한 시민으로서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해결을 위해서는 방향성 제시가 우선이다. 방향성은 결국 지역이 함께 미래로 향하는 길에 함꼐 구현하고 지속적인 뿌리를 내려야 하는 지역성이다.

 

그렇다면 지역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이 총무이사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자들의 안정적 예산과 인력 확보부터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에서 생산 중인 소멸 위기 담론에는 궁극적으로 지역성이 부재한 담론만 나오고 있어요. 소밀 위기를 말하고 있긴 한데 좀 공허하죠. 궁극적으로는 지역학과 제주학, 정치 행정을 분리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1차 산업의 모든 영역이 사실은 제주학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지역 언론사 종사자들도 제주학과 지역학에 대한 역량과 시야도 좀 넓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책들을 통해 제주학과 언론학, 나아가 언론사까지 네트워크 할 수 있는 솔루션 네트워크의 기반으로서 앞으로 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주학과 언론학의 네트워크를 논하다’를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진영 제주기록유산연구원 부원장,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 정용복 제주언론학회 부회장, 김용현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 /사진=미디어제주

 

다음 순서로는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은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로는 이진영 제주기록유산연구원 부원장과 정용복 제주언론학회 부회장, 김용현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이 참여했다.

 

김용현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은 “제주어의 소멸 위기뿐만 아니라 제주 언론조차도 이제 소멸 위기에 빠졌다”라며 “언론사의 인력난 한계로 인해 심층 보도 등이 힘든 상황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협약을 통한 제주학과 관련된 중장기 프로젝트나 솔루션으로 언론사 간 협의와 해결이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이진영 제주기록유산연구원 부원장은 “제주학과 관련된 번역이나 강의를 해오며 제주학의 현실을 접했다”라며 “언론학과 제주학이 동시에 고민하는 부분도 생각났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제주학이 지금까지 명맥을 계속 이어올 수 있던 데에는 누군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이들은 자기들의 연구 결과를 언론을 통해 발표했으며 이는 대중들과 소통 창구가 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 “지역 언론과 제주는 낯선 관계가 아니다”라며 “이번 세미나가 정말 바람직한 대처가 돼 제주학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정용복 제주언론학회 부회장은 “제주학과 언론학에 대해서 일반적인 관점으로 정의를 내리라고 한다면 제주라는 일정한 지역 안에 성립된 생활 공동체 내에서 지역민들의 삶과 문화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학이 학문으로 끝나게 된다면 의미가 없다”라며 “제주학을 공부를 하는 학문적 관점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실천적인 내용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