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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소리] 죽은 자는 아름답지 않다 바다 건너 떠난 이들의 기억

  • 2025-04-22
  • 조회 2
원문기사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35760

2025. 4. 20. 제주의소리(김정호 기자)

 

[현장] 일본 오사카서 4.3희생자 위령제
오광현 日유족회장 “마지막 한 분까지”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가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가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열고 있다. ⓒ제주의소리

 

4월의 포근한 봄날 일본 오사카시 텐도지구에 있는 고즈넉한 사찰 대웅전에 앞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불경이 끝나고 사람들은 일제히 위령탑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백발로 변한 80대 어르신부터 의젓한 모습으로 분향에 나선 청소년까지 추도의 마음은 다름이 없었다. 바다 건너 이곳에서도 제주인들은 역사 속 그날을 다시 기억해냈다.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열었다.

 

오사카에 위치한 통국사는 2018년 ‘제주4.3희생자위령탑’이 설치된 곳이다. 당시 행정의 도움없이 재일동포를 주축으로 자발적인 성금을 모아 탑을 만들었다. 

 

위령탑은 빛이 돼 하늘로 올라가는 의미를 담아 8각형 기단 위에 다섯 개 층의 기단과 삼각형 모양 우뚝 솟은 탑으로 이뤄졌다. 탑 아래에는 제주 178개 마을의 돌이 새겨져 있다.

 

재일본 제주4.3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는 유족들.&nbsp;ⓒ제주의소리<br>

재일본 제주4.3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는 유족들. ⓒ제주의소리

 

4.3영령들을 추모하고 있는 위령제 참배객. ⓒ제주의소리<br>

4.3영령들을 추모하고 있는 위령제 참배객. ⓒ제주의소리

 

현장에는 오광현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과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양성주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등 재일제주인과 오사카 내 4.3 유족들이 참석했다.

 

위령제는 4.3영령을 위한 제사와 통국사 주지의 독경, 개회 선언, 묵념, 추도사, 재일코리안 청년 모임인 ‘한마음’의 풍물놀이, 참석자 헌화 등 순서로 진행됐다.

 

오광현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추도사에서 김시종 시인의 ‘죽은 자는 결코 아름답지 않다’는 말을 언급하며 사라져 간 이들을 위한 평화와 인권의 길을 강조했다.

 

오 회장은 “4.3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3만명 가까운 분들과 그 광풍에서 벗어나 일본으로 건너와 말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신 동포들을 추모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사카에서의 4.3 운동은 매해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 위령제에서 처음 선보인 극단 공연이 제주, 교토, 도쿄에서 상연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4.3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오광현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열린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광현 재일본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열린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가 열린&nbsp;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 통국사에는 2018년 ‘제주4.3희생자위령탑’이 설치됐다. ⓒ제주의소리&nbsp;<br>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가 열린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 통국사에는 2018년 ‘제주4.3희생자위령탑’이 설치됐다. ⓒ제주의소리 

 

오 회장은 또 “일본 안에서 4.3이 널리 알려졌지만 재일 유족 중 마지막 한 분까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과제도 명확해졌다”며 재일제주인에 대한 관심을 거듭 당부했다.

 

더불어 “불관용과 증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4.3이 가르쳐 준 평화와 인권을 되새겨야 한다”며 “민주주의 소중한 가치인 소수자에 대한 존중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서면 추도사를 통해 일본에 거주하는 4.3 유족과 희생자를 위해 배상과 행방불명인 신원확인, 뒤틀린 가족관계 회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오 지사는 “일본지역 유족들이 필요한 정보가 빠짐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히 챙기겠다”며 “영령들이 이름을 찾기 위해 직계 및 방계가족의 채혈에도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재일제주인은 누구보다 먼저 4.3을 기억하고, 그 진실을 세상에 전하려 했다”며 “그 진심 어린 애도의 마음과 연대의 실천을 기억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br>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br>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현장을 찾은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도 오사카 영사관을 통한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향후 가족관계 정정과 유전자(DNA) 검사를 위한 채혈 확대 방안을 등을 약속했다.

 

김 국장은 “오사카 영사관에 직원을 파견해 4.3유족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신원확인을 통해 마지막 남은 한 분까지 가족을 찾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제주도는 2023년부터 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에 4.3 전담 인력을 배치해 보상금과 가족관계 정정 신청을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를 통해 접수된 보상금은 927건에 이른다. 이중 지급 결정이 내려진 사례는 132건이다. 나머지는 795건은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오사카와 도쿄 등 일본 내 거주하는 제주인에 대한 보상급 지급 건수는 1105명에 이른다. 이는 국내외 전체 신청자 6113명의 18%에 이르는 규모다.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br>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 실행위원회는 20일 오후 2시 일본 오사카시 통국사(統國寺)에서 ‘제77주년 재일본 제주4.3 희생자 위령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