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제주] 평균 나이 84세 제주 할머니 9인의 '어쩌다 화가'된 공생 체험 이야기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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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선흘그림작업장 오픈스튜디오, 기억에 담긴 '반려조각' 180점 발표
2025. 9. 17. 헤드라인제주(원성심 기자)

평생을 농부로 지내다 여든을 훌쩍 넘기고 어쩌다 화가가 된 제주 할머니 9인의 공생 체험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열린다.
이들 할머니 화가들의 공생 체험 이야기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옛 농협창고를 개조해 만든 예술 공간 '선흘 그림작업장' 오픈스튜디오에서 오는 20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매주 금·토·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평균 연령 84세의 제주 할머니 작가 9인과 그림 선생 최소연 작가가 뜨거웠던 지난 여름 3개월간 몰입했던 연구주제 작업으로, 농부에서 화가가 된 할머니 작가들이 레지던시 공간에 상주하며 창작활동을 지속해나가는 작업공간을 공개하는 오픈 스튜디오 방식이다.
각자의 삶과 기억에 담긴 공생동물 '반려조각' 신작 180점을 발표·판매한다. 관람은 매주 금·토·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장소는 제주시 조천읍 중산간동로 1290, 선흘그림작업장이다.
할머니들의 작품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24년 '폭싹속았수다 똘도 어멍도 할망도'전시이다. 배우 겸 가수 아이유가 전시에 다녀가는 등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기면서 '살다살다 봄이 된 것은' 제목의 출판물도 나왔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전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을 주제로 제주 선흘에서 펼쳐지는 9명의 기막힌 신과 공생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사사로운 기억에서 시작된 공생의 체험이 여든이 넘은 그림할망들은 붓과 흙으로 다시 기막힌 '신'이 된다. 숲과 바다, 땅과 하늘 속 공생의 정글을 펼친다.
신작 180점은 '어쩌다 화가'가 된 할망들의 지속적인 도전일 뿐 아니라, 사사로운 기억 속 함께 살아나가고 있는 공생에 대한 자각이자 선언이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주관한 예술감독 최소연 화가는 2021년부터 '할머니의 예술창고' 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선흘작업장을 현장 연구거점으로 하고 있다.
최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할망들의 그림속의 문어, 토끼, 버섯, 말, 생이는 단순 상징이 아니라 각자의 세계관으로 체화한 공생적 정서와 관계를 표현한 존재"라며 " 방문자들도 신작들을 탐험하면서 공존의 경험을 얻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레지던시 작가 신작은...
- 초록할망(홍태옥 89세) – 로주마리, 소, 토끼, 공룡에 할망의 마음을 담은 신작 20여점 출품
- 고목낭할망(김인자 87세) – 잠자다 생각해보니 고목낭에 꽃이 피었다는 자각에서 이어져오는 이야기. 버섯이 피고 균사체가 퍼지고 달팽이, 개구리, 다람쥐가 버섯이 된 할망을 집으로 삼아 입주자로 기거한다는 생명 재생 순환 이야기의 신작 20여점
- 무지개할망(고순자 87세) – 혼자 사는 할망이 옆집에 혼자 사는 말을 관찰하다가 그만 말이 되어버리는 동화 같은 이야기. 이 뜻밖의 개인적 체험이 상상으로 확장되어 인공심장기를 심고 부활을 꿈꾸는 할머니에게 생명을 준다. 오소리, 스컹크, 뿔달린 짐승을 그림으로 조각으로 불러들인다. 신작 20여점 발표
- 소막할망(강희선 89세) –허리가 꼬부라져 지팡이 없이는 걷기 힘든 소막할망. " 뭉개를 그려보난 할망이 뭉개 추룩 바당 소을(속을) 희여다년. 다리가 여덥개 자유하주" 해녀 물질 하던 시절 바다와 나눈 친밀한 기억을 그림/조각으로 표현한 신작 20여점
- 신나는 할망(오가자 87세) – 산호, 소라, 고동, 물고기, 고래등 바다생명체에 대한 기막힌 기억 "바당 산호가 되연. 모르지. 흔들흔들 세월이 다 지나갔다. 흔들 흔들. 신이 오는 건가"
- 우라차차할망(조수용 96세) – 일생 농부로 살아온 자신 곁을 지켜준 수호동물. 생이와 개와 나눈 일상적 순간의 신작들 "아꼬운 강생이" “농부의 종달새”
- 무화과할망(박인수 80세) – 생이가 먹던 무화과의 맛에 반했던 무화과 할망은 조금 더 깊은 무화과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노랑 새의 몸으로 변신합니다. 어깨와 양 무릎에 인공관절을 하고도 생이가 되어보는 놀라운 경험. 생이도 인공관절을 하고 있어 할머니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 신작 20여점 발표.
- 불할망(허계생 73세) – 숲이 된 할망, 호랭이와 표범, 온갖 벌레들, 깊은 정글에서 맨살의 할망이 새롭게 만나는 오래된 관계의 신작 20여점.
- 우영밭할망(김옥순 80세) – 우영밭을 망쳐놓는 동물들을 관찰하다가 꿩이 되어버린 할망의 시선에서 고냉이, 까마귀와의 일상적 교감과 변신
- 최소연(그림선생) - 동물자세를 따라 움직이면서 인간 안과 밖, 마음과 환경 다른 존재와 우주적 에너지까지 관찰한다는 애니멀 플로어 연구 신작 드로잉들
* 설치작가 김기대 - 레지던시 작가들의 작업을 현장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