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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100년 전 식물채집 기록, 공모전 통해 수수께끼 풀다

  • 2025-08-05
  • 조회 318
원문기사
https://www.lak.co.kr/news/boardview.php?id=20862

국립수목원, ‘우리 식물 읽어버린 기록’ 공모전서 윌슨 오류 바로잡아

2025. 8. 4. 환경과조경(정승환 기자)

 

1. 제주도 천지연폭포(1917년).jpg

1917년 미국 식물학자 헨리 윌슨이 촬영한 ‘제주 천지연폭포’. 기록에는 정방폭포로 명시됐다.(사진=국립수목원 제공)

 

 

[환경과조경 정승환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광복 80년을 맞아, 지난달 진행한 ‘우리 식물의 잃어버린 기록을 찾아서: 이제 당신의 사진으로 이어갑니다’라는 온라인 사진 공모전에서 100여 년 전 식물채집 기록의 역사적 퍼즐을 푸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1917년부터 1918년까지 미국 아놀드 수목원 소속 식물학자 어니스트 헨리 윌슨(E.H.Wilson, 1876-1930)이 한반도 전역을 탐사하며 남긴 사진과 기록을 바탕으로 일반 국민이 같은 장소를 찾아 다시 촬영한 사진을 공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시민들이 제출한 사진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공모 참가자들로부터 수집된 사진을 통해 제주도에서 촬영되어 정방폭포로 기록된 사진 속 장소가 실제로는 천지연폭포로 확인됐다. 또한 울릉도 도동 지역의 107년 전과 현재 사진을 비교한 결과 생태환경이 뚜렷하게 변화한 사실이 관찰됐다. 

 

당시 윌슨이 남긴 한 사찰에 대한 기록 중 ‘서울 성북구 관음사’로 기록된 지명도 서울이 아닌 북한 개성의 관음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명의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표기한 것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것으로 윌슨의 식물채집 경로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되었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사진 공모전을 넘어, 국민의 눈으로 잃어버린 식물학적 단서를 되찾은 공동 탐사의 여정이었다”며 “한 장의 사진이 100년 전 생태의 흔적을 다시 조명하고, 식물채집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임 원장은 “앞으로도 국립수목원은 일제강점기 식물채집의 흔적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그 가치를 국민과 함께 공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 제주도 천지연폭포(2023년).jpg

2023년 촬영된 제주 천지연폭포

 

 

3. 울릉도 도동(1917년).jpg

1917년 촬영된 울릉도 도동의 모습

 

 

울릉도 도동 현재 모습.jpg

현재의 울릉도 도동의 모습

 

 

5. 개성 관음사(1918년).jpg

1918년 촬영된 북한 개성의 ‘관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