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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행사, 강연 소식과 공지사항을 알려드립니다.

[미디어제주] 마을에서 말하는 인문학 여기를 주목하세요

  • 2025-08-04
  • 조회 204
원문기사
https://www.medi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359644

호꼼슬로 작은도서관, ‘제주 우리 마을 인문학’ 진행
“마을의 언어를 되살리면, 마을의 기억도 되살아나”

2025. 8. 1. 미디어제주

 

제주 연수로 한 귀퉁이에 자리한 작은도서관 ‘호꼼슬로’. 이곳에서 특별한 인문학 수업이 시작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5 길 위의 인문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제주, 우리 마을 인문학’ 프로그램이 여기에서 열린다.

 

호꼼슬로가 펼치는 인문학은 교양 강좌가 아니다. 살아있는 제주어를 중심에 두고, 다문화 가정과 지역 주민이 함께 삶을 읽고, 쓰고, 나누는 공동체 회복 프로젝트다. 프로그램은 “제주어는 소멸 위기의 언어가 아니라, 우리의 뿌리이자 정체성”이라는 신념 아래 기획됐다.

 

제주어로 말 걸기, 마을과 사람에게

 

유네스코가 지정한 ‘소멸 위기 언어’인 제주어. 호꼼슬로는 이 언어를 통해 제주 사람들과 다문화 가족, 이주민 청소년을 잇고 있다.

 

총 10회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제주어 기초 인사부터, 전통 동요 부르기, 설화 스토리텔링, 마을 역사 탐방, 제주어 에코백 만들기 등 다채롭다. 단순한 수업이 아닌, 역할극과 체험 중심의 살아있는 인문학이다.

 

제주어 에코백 만들기 체험.

제주어 에코백 만들기 체험.

 

주강사로는 제주언론학회 회장인 김형훈 기자와 제주어보전회의 김순란 이사가 참여하여 제주어의 어제와 오늘, 제주의 문화와 마을 기억을 함께 풀어낸다.

 

공동체 회복, 인문학의 본령

이 프로그램의 대상은 단지 ‘학생’이 아니다. 이주 여성, 그 자녀, 그리고 우리 이웃이다. 특히 이주 여성들은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자녀와의 소통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다. 호꼼슬로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한다. 언어는 단지 말이 아니라 관계의 끈이기 때문이다.

 

제주어를 매개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신화를 나누고, 마을의 역사를 답사한다. 이는 곧 ‘우리’의 회복이며, 마을의 재발견이다.

 

길 위의 인문학, 삶을 엮다

‘길 위의 인문학’은 단지 지식을 쌓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삶을 이해하고, 사람을 연결하며, 지역과 함께 숨 쉬는 인문학이다.

 

호꼼슬로의 이번 프로젝트는 그 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제주의 설화는 지금, 호꼼슬로의 작은 책상 위에서 다시 쓰이고 있다. 어머니와 아이, 주민과 이웃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고, 이해하는 장이 열리고 있다.

 

후속모임과 콘텐츠 확산, 지속 가능한 지역 인문학

프로그램은 10월 고마로 축제 참가를 끝으로 마무리되지만, 호꼼슬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수 참가자는 인문학 진행요원으로 양성하고, 프로그램 콘텐츠는 SNS와 지역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공동체의 회복이 필요한 지금, 인문학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면, 그 시작은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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