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 4·3 기록관 무엇을 담을까부터
-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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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7. 24. KBS뉴스(기자 나종훈, 촬영 기자 고아람)
앵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을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 기록관 건립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지을까가 아닌 무엇을 담을까 인데요,
국가기록원 제주분원 설립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나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3평화공원 2단계 조성 당시인 2008년 480억 원을 들여 건립한 평화기념관.
4·3특별법 제24조에 명시된 사료관과 연구, 교육 등 기념 사업을 위한 장소입니다.
이에 따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만 4천여 건의 기록물 상당수는 평화기념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습니다.
앞으로 과제는 각지에 흩어져 있는 4·3 기록물을 한데 모아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
2030년 4·3기록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지만 따져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국비 확보 여부에 따라 건립 계획 변동성이 큰 데다 평화기념관과 역할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기록관을 짓는다 해도 수형인 명부 등 국가기록원 자료를 이관해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관련법상 국가 기록은 다른 기관으로 옮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기록원 제주분원 유치가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김재순/전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장 : "제주도 권역은 제주도에서 보존하면서 학술 자료도 활용하고 또 서비스할 수 있도록 이렇게 되어야 국가적으로도 기록 문화가 발전하고."]
더욱이 제주 4·3을 홀로 존재하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국가 폭력의 비극이라는 한국 근현대사의 한 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록 사이 통합 관리와 활용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박찬식/제주 민속자연사 박물관장 : "(제주 4·3)은 식민지 시대 이후에 현대사를 포괄하는, 그리고 한반도 전체의 역사로도 연결되고."]
무엇보다 기록관 논의를 예산이나 입지, 형태의 문제가 아닌 무엇을 담을까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경훈/전 제주민예총 이사장 : "어떤 전시를 할 것이냐 어떤 기록관이 어떤 기능을 할 것이냐, 이거에 따라서 세밀하게 공간이 연출되고 나서 그거에 따라서 건물의 기능과 용도 형태까지 나와줘야."]
세계인의 기록으로 인정받으며 가치를 높이게 된 제주 4·3.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제주 4·3에 있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입니다.
4·3 가치 전승과 세계화를 위한 여정에 기록관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철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