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일보] 전용차로 만들어놓고 버스가 4개 차로 달려...웃음거리
-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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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 전문가 토론회 개최
홍명환 전 센터장 "섬식 정류장 도입 절반의 성공...상대식 정류장 혼용 필요"
송규진 사무총장 "중앙로 U턴 안 되고 서광로 U턴 돼..교통 정책 일관성 중요"
운수종사자 김봉조씨 "양문형 버스 안전 센서 없어 문제...도로 좁아 사고 위험"
2025. 6. 10. 삼다일보(김현종 기자)
10일 오후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 전문가 토론회가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다목적실에서 열리고 있다. <임창덕 기자>
서광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와 관련해 버스들의 4개 차로 운행에 따른 혼란과 효과 반감, 섬식 정류장 이용 불편, 안전사고 우려 등에 대한 다양한 지적과 개선 방안이 쏟아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0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오동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가 발제를 통해 BRT 도입 배경, 국내외 동향, 섬식 정류장 장단점, 기대효과와 과제를 설명한 후 제주형 BRT를 중심으로 심층 토론이 진행됐다.
도의원 출신 홍명환 전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2017년에 만든 중앙로 BRT 구간은 도로 폭이 24~25m인데 지난달 개통한 서광로 BRT는 21m밖에 안 된다. 인도를 깎고 가로수를 잘라내지 않기 위해 도입한 섬식 정류장은 BRT 구현에 중요한 역사를 만든 건 맞지만 절반의 성공이자 절반의 실패”라며 “버스전용차로를 만들어 놓고 왕복 6차선 도로 중 4개 차로를 버스가 다니고 있다. 전국적인 웃음거리, 창피거리다. 시민 입장에선 그만큼 차로를 빼앗겼고 버스전용차로에 잘못 들어가면 과태료를 낸다. 연간 1만2000건이 넘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센터장은 “기존 시외버스들은 섬식 정류장에 세울 수 없다. 1년 전부터 제기된 문제인데도 행정은 아무런 해결책을 안 내놨다. 최근 대책이라고 나온 게 시외버스까지 좌석이 5~6개 적은 양문형 버스로 바꿔나간다는 것이다. 말이 되나”라며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시외버스를 시내로 진입 못 하게 하거나 시내에서 정차를 못 하게 하면 되지만 현재로선 무리한 방법일 수밖에 없다. 나머지 해결 방법은 섬식 정류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상대식 정류장과 혼용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은 상대식 정류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은 “교통행정은 일관성이 중요하다. 중앙로 버스우선차로는 U턴이 안 되는데 서광로는 U턴이 허용되고 있다. 중앙로에도 U턴을 허용해 달라는 민원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철저하게 세팅하지 않고 어중간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사무총장은 “용어도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행정이 서광로 고급화(Super) BRT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스크린 도어도 없고 선결제시스템도 없는 만큼 고급화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삼화여객 운수종사자 김봉조씨는 “섬식 정류장 조성으로 자가용은 3개 차로에서 2개 차로만 쓰니까 이전보다 70~80% 이상 더 밀린다. 도로는 좁다. 버스가 우회전할 때 공간이 좁고 정류장 정차 때 횡단보도에 대한 시야가 좁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예전과 다른 신호체계로 승용차가 버스전용차로로 진입하는 사례도 많다. 크고 작은 사고가 나고 있다”고 피력했다.
김씨는 “양문형 버스 왼쪽문을 닫을 때 뒤늦게 뛰어와 타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 디젤 버스들은 뒷문에 감지 센서가 있어 사람이 있으면 닫히지 않았는데 양문형 버스엔 센서가 없다. 우진산전(양문형 버스 생산기업) 견학 때 문의했더니 검토해 봐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동규 박사는 섬식 정류장과 관련해 “노선 수보다 운행 횟수가 중요하다. 중요 시간당 승하차 인원보다 순간 동시 승하차 인원이 중요하다”며 “이용 수요를 고려해 설계에 반영하고 정류장당 차량 운행 횟수와 동시 승하차 인원 등을 고려해 정류장 폭과 길이를 재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류장 내 승객 동선을 고려해 방향과 노선 안내를 재배치도 필요가 있다. 바닥에 승차 위치, 줄서기 라인, 이동 동선 색깔선 표시 등 적용할 것”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