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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행사, 강연 소식과 공지사항을 알려드립니다.

[제주도민일보] 기억과 연대의 굿판...제19회 4·3 평화인권마당극제 열린다

  • 2025-06-12
  • 조회 322
원문기사
https://www.jeju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730

13~15일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 공연장서
'생명의 호흡, 평화의 몸짓' 주제

2025. 6. 11. 제주도민일보(최지희 기자)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의 아픔과 치유, 공동체 정신을 무대 위에 되살리는 ‘제19회 4·3 평화인권마당극제’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공연장에서 열린다.

 

‘생명의 호흡, 평화의 몸짓’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놀이패 한라산과 제주도가 공동 주최하고 제주4·3평화재단과 희생자유족회,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가 후원한다.

 

올해 마당극제는 제주 4·3의 역사적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켜 위로하고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마당’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이야기와 예술을 나누는 축제 형식으로 참가 단체와 시민이 함께 굿판을 이루며 소통과 연대의 정신을 실천한다.

 

개막은 오는 13일 오후 7시 생명평화살림굿으로 문을 연다. 이어 부산 극단 자갈치의 마당극 ‘소리내력–에잇! 개같은 세상’이 첫 무대를 장식한다. 김지하 시인의 담시 ‘비어’ 중 일부를 각색한 이 작품은 "지금 여기"의 청년 ‘안도’를 중심으로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며 마당극 특유의 해학과 판소리로 깊은 공감을 끌어낸다.

 

오는 14일 오전에는 4·3 유적지에서 ‘군벵놀이’가 진행된다. 군벵은 난리통에 죽어 저승으로 가지 못한 민초들을 뜻하며 이들을 위로하고 그 뜻을 이어받는 의식으로서의 놀이이자 굿판이다. 오후에는 창작집단 쟁이의 ‘그믓 넘차!!’가 무대에 오른다. 외양간에 갇혀 살아가던 동물들이 멧돼지의 등장으로 변화에 직면하며 정체성과 자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같은 날 이어지는 ‘애숙이랑 태팔이랑’(예술크루 하나마당)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상처와 기억, 그리고 예술의 힘을 담아낸 리사이틀 토크쇼 형식의 공연이다.

 

오는 15일에는 연극공동체 다움과 달다팩토리가 공동 제작한 ‘휴먼 바이러스: 고통수색’이 무대에 오른다. 고통을 제거한 미래사회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진정한 인간성과 감정의 의미를 되짚는다.

 

폐막공연은 극단 토박이의 ‘광천동 청년 용준씨’로 지난 1980년 5월 광주의 투사회보를 썼던 청년 박용준의 삶을 다룬다. 인형과 오브제를 활용한 상징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진실과 공동체 정신의 가치를 되새긴다.

 

행사 마지막에는 두루나눔, 놀이패 한라산, 풍경소리, 연록, 별꼴학교, 제주태평소예술원이 참여하는 생명평화기원굿과 폐막식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