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원] '무사','게메'…제주 여행갈 때 이 제주어는 알고가세요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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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도 어려워하는 제주어…자주 사용하는 감탄사
2025. 10. 9. 뉴스원(고동명 기자)
제주 밭담(자료사진)/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몇년 전 태풍이 제주를 휩쓸고 간뒤 한 할머니의 방송 인터뷰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태풍 당시 피해 상황을 사투리로 설명한 영상인데 한국어인데도 자막이 필요할만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탓이다.
1481년에 쓰여진 '동국여지승람'에서 제주어를 '이어간삽(俚語艱澁:토박이말이 어렵다)'이라 할 정도니 제주어 듣기의 '위상(?)'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9일은 579돌 한글날이다. 제주에서는 한글날만 되면 '제주어'를 향한 관심이 높아진다. 지난해에는 한글날 경축식을 제주어로 진행해 화제가 됐다. 안타깝게도 그만큼 제주어가 소멸 위기에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실 제주어를 어려워하는 건 도민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40~50대는 70대 이상 어르신들과 대화를 힘들어할 정도로 제주어에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제주도민들이 즐겨쓰는, 무의식으로 튀어나오는 어휘들이 있다.
특히 감탄사 중에 그런 단어들이 많은데 '무사'가 대표적이다.
'제주 사람들의 삶과 언어'(김순자.2018)에 따르면 '무사'는 표준어 '왜'에 대응하는 감탄사다. 보통은 누군가 부를때 그에 응답하는 단어로 쓰인다. "누구야"라고 부르면 "무사?" 이렇게 답하는 식이다.
그렇다고 '무사'가 단순히 '응답'에 국한돼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사실에 확인을 요구하는 경우 쓰이거나 용언 또는 다른 말 앞에서 그 뜻을 명확히 해주는 부사로도 자주 쓰인다.
친구들이 모여서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다가가서 "무사"라고 묻는데 이때는 "무슨일 있어"라는 의미가 강하다.
무사는 또 다른 제주어 '영(이렇게)'이나 '경(그렇게)'과 한 덩어리로 쓰일때가 있는데 이때는 쓰는 이의 감정을 극대화 한다.
예를 들어 "무사 영 나를 힘들게 햄시냐(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니)처럼 쓸 수 있다.
'무사'가 대답할때 주로 쓰인다면 '양'은 부를 때 쓰는 감탄사다.
"양, 집이 사름 잇수과(계세요. 집에 사람 있습니까" 같이 말이다.
제주공항에 설치된 돌하르방(자료사진)/뉴스1
'게메'와 '기여'도 도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감탄사다.
'게메'는 '남의 물음이나 요구에 분명하지 않은 태도를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표준어로 하면 '글쎄'라는 뜻이다.
다만 사람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방의 말에 "그렇군요"라는 호응의 의미로 쓰기도 하니 도민이 '게메'라고 답했다고 해서 '내 말을 믿지 못하는 건가?'라고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또는 "게메, 내가 조심하라고 했지" 처럼 자신의 주장이 옳았음을 강조하는 '그러게'의 의미로도 쓴다.
상대 말에 긍정의 표시로 쓰는 말은 '기, 기여'다. '그래, 그렇구나'라는 의미다.
방언학자인 김순자 박사(전 제주학연구센터장)는 "제주이 감탄사들은 제주 사람들의 정서와 느낌 등을 표현하는 데 제격"이라며 "제주어는 제주 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결정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