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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20년 간 통제된 제주 사람발자국 화석 산지, 어떻게 활용?

  • 2025-04-29
  • 조회 367
원문기사
https://www.medi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357850

2025. 4. 28. 미디어제주(고원상 기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최근 관련 연구용역 마무리
단기적으로 세계유산축전 기간 등 일시 공개 제안
중장기적으로 '화석 복합 센터' 건립 후 활용 언급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에 분포해 있는 사람 발자국 화석. /사진=문화재청.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에 분포해 있는 사람 발자국 화석. /사진=문화재청.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20년 동안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제주 사계리와 상모리의 사람 및 동물 발자국 화석산지에 대한 활용 방안이 제시됐다. 

 

화석산지 자체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부족하지만, 수장고를 활용한 전시시설과 교육시설 등을 구축해 사계리 및 상모리의 화석만이 아니라 제주도내에서 나오는 화석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화석 복합 센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자는 제언이다. 

 

제주도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천연기념물 제주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 종합학술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와 대정읍 상모리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사람발자국 및 동물발자국 화석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는 물론 이를 통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뤄졌다. 

 

사계리 해안과 상모리 해안에는 약 500여개의 사람 및 각종 동물 발자국이 분포해 있는 상황이다. 이 중 사람발자국은 2003년 처음 발견됐는데, 국내에 있는 13곳의 발자국 화석산지 중 사람 발자국이 발견된 곳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아울러 사람의 발자국 화석이 한 장소에서 대규모로 발견된 것 역시 제주가 세계 최초 사례였다. 

 

더군다나 이 발자국 화석 산지에는 남아에서 유일하게 코끼리가 서식한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외에 국내 및 국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종류의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새의 깃털이나 나뭇잎, 해면동물 등의 화석도 발견되고 있다.

 

이 곳은 이와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9월8일 12만4700㎡의 면적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화석산지는 그 이후 지금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출입하게 될 경우 답압 등에 의해 발자국 화석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는 곳의 지질이 약해, 약 60kg의 몸무게를 지닌 성인이 조금만 힘을 가해도 답압에 의해 훼손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석산지 앞에 관리 및 화석 보관 등을 위한 수장고가 만들어져 있지만 이 역시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 없고, 일부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만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뛰어난 가치를 지닌 곳이지만 20년 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보니 일반인들의 관심에선 다소 멀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세계유산본부에서 이 곳을 '자연유산 명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연구용역에 나섰고, 이번에 그 결과가 제시됐다. 

 

연구용역의 결과는 '발자국 화석 산지' 자체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용역진은 먼저 발자국 화석 산지에선 나온 자료 중에서 생태적 및 문화·역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용역진은 "과거 발자국 화석 산지에서 나타나는 화석을 토대로 복제본을 제작한 바 있지만 이들의 보전 상태가 양호하지 않고, 현재 수장고에도 일반 관람객을 상대로 기본적인 전시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료마저 확보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안가의 발자국 화석 상황은 더 심각하다"며 "해안가에 위치한 발자국 화석은 지속적인 파도의 침식으로 상당 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현장 상황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화석을 활용한 가이드 관광 등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용역진은 결국 이 곳 수장고 건물을 더욱 확대해 인근만이 아니라 제주도내 전 지역에서 발굴되는 화석을 종합적으로 소개해주는 '화석 복합 센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기적으로는 해당 지역을 '유네스코 제주도세계지질공원 지질명소'로 지정하고, 현재 수장고에 보관 중인 화석 복제품을 수장고 내부와 옥상 및 주차장 등에 전시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한다는 점이 제시됐다. 

 

또한 동시에 세계유산축전과 같은 자연유산 관련 행사에 화석산지를 한시적으로 개방해 그 가치를 일반인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제주도화석방문객복합센터'를 만들 것이 제안됐다. 제주도내에선 현재 사계리 및 상모리만이 아니라 서귀포층 패류 화석산지 등 다양한 화석산지가 분포해 있다. 

 

용역진은 "도내에는 해안에서 다양한 화석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시 및 교육하는 공간이 없는 실정"이라며 "따라서 제주도내 화석을 모두 전시하고 이들에 대한 가치를 교육하는 공간으로 복합센터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IT기법을 활용한 차별화된 전시와 해설사를 활용한 교육관광 등의 필요성은 물론, 화석과 관련된 재품의 판매, 인근의 형제섬을 관람할 수 있는 전망대, 화석관련 식음료를 제작하는 카페 및 음식점 등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