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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일보] 1930년대 우리 옛 모습 기록한 스웨덴 탐험가의 책

  • 2025-02-21
  • 조회 318
원문기사
https://www.samd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42000

2025. 2. 20. 삼다일보

 

 

바로 ‘한국 야생과 마을에서(In Korean Wilds And Villages)’(Travel Book Club 1938)이다. 스웨덴의 탐험가로 동물학자이자 조류학자인 스텐 베리만(Sten Bergman 1895~1975)이 1935년부터 2년간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만난 사람들과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찍은 사진 100여 장과 함께 엮어 스웨덴어로 쓴 걸 프레드릭 와이트가 영어로 번역해 영국에서 출판한 책이다.




제주 해녀 모습.


우리나라에 오기 전에 캄차카와 쿠릴 열도를 탐사했던 경험이 있어 극동 아시아의 생태에 밝았던 저자는 1926년 경주에서 고분(瑞鳳冢) 발굴에 참여하는 등 조선에 관심이 많았던 구스타프 왕세자의 추천을 받아 당시 스웨덴의 박물관 등에 전시할 새와 동물 등 전시물과 민족학 컬렉션을 수집할 목적으로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 등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이 탐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비록 ‘한반도의 생태계 연구라는 이름의 남획자’라거나 ‘우리의 옛 모습을 상세히 기록해준 고마운 이방인’이라는 상반되는 평가를 받는 저자지만 우리나라 곳곳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만날 수 있었던 당시 이 땅에 살아가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과 자연, 풍속 등을 이 책에서 자세한 서술과 사진 등을 통해 비교적 ‘따뜻한 시선’으로 전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제주도를 방문해서 그의 관심을 끌었던 8000명의 해녀와 삼성혈에 관한 기록과 사진을 남긴 것도 이채롭다. 그가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동물표본은 현재 스웨덴 국립자연사박물관에 그대로 소장돼 있으며, 미처 책에 담지 못한 400여 장의 사진 원본과 꼼꼼하게 남긴 메모 등은 자손들이 여전히 보관하고 있다고 하니 그 자료들도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신복룡 외 번역으로 ‘한국의 야생동물지’(집문당 1999·2019)라는 서명으로 출판되었고, 관련 내용이 EBS 다큐 ‘1935 코레아, 스텐 베리만의 기억’(전3부작 2010)로도 방영한 바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