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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제주] 온갖 비판 속에 좌초됐던 제주 '국가정원', 다시 추진할까?

  • 2025-02-20
  • 조회 269
원문기사
https://www.medi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356513

2025. 2. 18. 미디어제주(고상원 기자)

 

제주도의회에서 "국가정원 다시 추진하자" 언급 나와
2017년 추진된 바 있지만 온갖 비판 속에 2019년 중단

 

2017년 제안됐던 물영아리오름을 중심으로 한 제주국가정원의 대안. 이 대안에선 물영아리오름 일대에 대나무 정원을 조성하고, 팬더곰을 사육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온갖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2017년 제안됐던 물영아리오름을 중심으로 한 제주국가정원의 대안. 이 대안에선 물영아리오름 일대에 대나무 정원을 조성하고, 팬더곰을 사육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온갖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의회에서 2019년 무산됐던 '국가정원'을 다시 한 번 추진하자는 언급이 나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18일 제43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첫 회기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교섭단체 연설이 진행됐는데, 더불어민주당의 연설 과정에서 '국가정원'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송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읍)은 연설 과정에서 최근 침체된 제주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속 가능한 관광생태계 구축'을 강조하며 '국가정원'을 다시 추진하자는 제안을 내왔다. 

 

송 의원은 특히 국내의 대표적인 국가정원이라고 할 수 있는 '순천만 국가정원'을 언급하며 "순천만 국가정원은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의 기반이 됐고, 214일간 98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무려 1조5900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19년 조성을 추진하다 중단된 '제주형 국가정원' 조성 사업을 재추진할 것을 이 자리에서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앞서 2017년 초부터 람사르습지인 물영아리오름 일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한 바 있다. 그 해 3월 모두 2억원을 투입해 물영아리오름 일대 산림청 소유 170만㎡의 땅을 이른바 '제주국가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이 용역은 온갖 비판만을 불러일으키며 마무리됐다. 2017년 10월 용역의 중간보고회가 진행이 됐는데, 이 자리에서 '제주'의 특성과는 동떨어진 대안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용역진은 물영아리오름 일대의 연간 강수량이 1500~2000mm에 이르는 습지이자 난대기후로, 대나무 생육의 최적지라는 판단을 내렸고, 이에 대나무를 먹고 사는 동물인 팬더곰을 활용한 사육하자는 대안을 내놨다. 

 

이외에 댑싸리와 코키아, 네모필라 등의 식물을 활용한 식물원을 조성하자는 계획도 제안됐지만, 이 식물들 모두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외래종으로 제주의 자생식물이 아니었다. 

 

또한  정원 내부를 순환할 수 있는 순환열차를 도입하는 등, 사실상 '국가정원'이 아닌 팬더곰과 대나무 등 중국의 색을 입힌 '테마파크'의 모습으로 국가정원이 제시됐다. 

 

이로 인한 비판은 상당했고, 용역진은 결국 대나무와 팬더곰 대안을 모두 철회하고, 용역의 2차 중간보고회 자리에선 제주의 신화를 녹여내는 방안으로 중간보고회 때 제시된 내용과는 180도 달라진 대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대안에 대해서도 "'제주신화'의 이름만 붙이면서 신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개발의 명분을 얻으려 한다"며 물영아리오름 일대는 이미 자연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보전하고 국가정원 조성은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 국가정원 조성사업은 2019년 결국 소리소문 없이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역사를 지닌 국가정원 조성사업에 대해 중단 6년만에 다시 한 번 '추진'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와 관련해 앞으로 실제 추진 여부 등에도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