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 오명식 개인전 '4·3과 그리움'
-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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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2. 19. 제주도민일보(최지희 기자)
22~27일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제주 4·3의 아픔을 예술로 풀어낸 오명식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4·3과 그리움, 마음 깊은 곳의 그리움을 불러본다'가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제주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아크릴 물감과 머리카락, 제주 화산석을 활용한 작품 26점을 선보이며 제주 4·3 희생자들의 상처와 기억을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버들못', '다랭이 모루', '소녀', '한모살' 등은 4·3 당시 집단 학살이 벌어진 장소와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대표작 '버들못'은 지난 1948년 12월 22일 가시리 마을 주민 76명이 표선국민학교로 끌려간 뒤 버들못 근처 밭에서 총살당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토벌대는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없으면 도피자 가족으로 간주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다.
또한 '다랭이 모루'는 같은 해 11월 15일 가시리 안자름 마을에서 시작된 초토화 작전 중 갑산봉 어귀에서 학살된 12명의 일가족을 조명한다.
오명식 작가는 "제주 중산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4·3의 아픔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오명식 작가는 미용 명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머리카락과 제주 화산석을 활용한 독창적인 기법을 개발했다. 캔버스에 이들을 결합해 질감을 살리고 4·3의 고통과 세월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작품은 제주의 역사와 기억을 담아내는 과정이다.
첫 개인전 '머리카락 이야기'에서 이러한 기법을 선보였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4·3 희생자들의 흔적을 되새기는 데 집중했다.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도슨트로 참여해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제주 4·3의 역사적 의미를 나눌 예정이다.
오 작가는 "우리 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의 작업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오명식 작-버들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