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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일보] 극단 세이레, 연극 ‘오사카에서 온 편지’

  • 2025-02-19
  • 조회 261
원문기사
https://www.jeju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403

2025. 2. 4. 제주도민일보(최지희 기자)

 

바다 건너 전해진 60년의 그리움, 연극 ‘오사카에서 온 편지’ 무대에 오른다

 


[제주도민일보 최지희 기자] 바다는 갈라놓았지만, 편지는 다시 연결한다. 제주4·3의 비극 속에서 일본으로 밀항한 한 여성이 끝내 고향을 찾지 못한 채 살아온 60여 년의 이야기가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극단 세이레(대표 김이영)가 2025년 첫 작품으로 선보이는 연극 ‘오사카에서 온 편지’가 오는 7일과 8일 세이레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영화 ‘오사카에서 온 편지(감독 양정환)’에서 제목과 설정을 차용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로 재구성된 새로운 4·3 연극이다.

강은미 작, 정민자 연출로 제작된 이 연극은 4·3을 온몸으로 겪은 여성들의 삶을 조명하며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생존을 위한 투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정민자 연출은 “4·3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가족을 빼앗고, 누군가를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든 현실이었다”며 “이 연극을 통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여성들의 4·3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은 60년 전 4·3 당시 밀항해 일본에 정착한 후 오사카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고정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주에서 온 한 작가가 그녀를 찾아와 한 통의 편지를 건네고 고정자 할머니는 잊고 있던 1948년의 기억과 마주한다. 서북청년단의 토벌 속에서 남편과 가족을 잃고, 갓난아기마저 희생된 날. 결국 살아남기 위해 제주를 떠났던 그녀는 오랜 세월 동안 제주를 외면한 채 살아왔다.

연극은 편지 한 장이 불러온 기억의 파도 속에서 4·3을 온몸으로 겪은 여성들의 고통과 선택을 조명한다.

작품을 공동 집필한 강은미 작가는 “4·3의 폭력 앞에서 그녀는 바다를 건너야만 했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을 강요당한 삶을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라며 이 연극이 단순한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 현실임을 강조했다.

김이영 대표는 “이번 공연이 제주4·3을 겪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길 바란다”며 작품의 의미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