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어교육도시 지역주민의 생활실태― 국제학교 학부모의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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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문화 55호
초록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담론에 의해 2000년대 후반부터 추진된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외화 유출 방지 및 국제적인 교육 환경을 만든다는 취지로 조성된 공간이다. 2011년부터 이 교육도시에 국제학교가 들어서면서,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곳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본 연구는 제주영어교육도시 주민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생활 여건을 사례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이 특수한 도시의 사회적 주체들의 생활실태를 미시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국가가 구현하고자 한 도시 공간과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주체들의 거주 현실 간의 격차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언론 매체 등에 의해 알려진 귀족도시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주거 환경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도시 환경의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편의시설 및 문화시설, 의료 여건 등은 매우 취약한 편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인근 지역의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비싼 시설 임대료와 관련이 있다. 교육 여건은 한국학교에 비해 우수한 학교시설과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학부모들은 자녀를 해외 대학으로 입학시키기 위해서 고액의 사교육을 하고 있었다. 본 연구의 대상자들은 제주지역 이외의 수도권에서 온 주민이 대부분인데, 이들에게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정주 공간이라기보다는 한시적인 임시 거주 공간이었다. 이들은 자녀의 교육이 끝나면 원래 거주지로 돌아간다. 이곳에서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학부모 간의 사교모임을 통해 사회적 관계는 맺지만, 제주영어교육도시 주민이라는 지역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나 유대감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