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옷 입고 지게를 지고 가는 제주 대정리 농부(19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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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에서 촉탁을 받고 제주도에서 인류학을 조사한 토리이 류우조(鳥居龍藏)는 이 사진의 캡션에 ‘제주 남제주 대정리 농부’라고 기록하였다. 뒤에 보이는 산은 ‘바굼지오름’이 아닌가 한다. ‘바굼지오름’은 안덕면 사계리 3123-1번지에 있는 오름이라는 말이다. 앞서가는 농부는 머리에는 ‘털벌립’을 쓰고 하얀 적삼과 중의(남자의 여름 홑바지)를 입고 맨발에 짚신을 신었다. ‘털벌립’은 쇠털로 만든 모자이다. 중의에는 ‘정강다님’이라는 대님으로 무릎 바로 밑을 매고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정강다님’을 졸라매는 일을 ‘친다’고 하였다. 그리고 뒤따라가는 농부는 머리에 ‘정당벌립’을 쓰고 감물을 들인 ‘갈적삼’과 ‘갈중의’를 입고 발에는 ‘가죽보선’ 위에 짚신을 신고 있다. ‘정동벌립’은 댕댕이덩굴로 엮어 만든 ‘벙거지’의 하나로 차양이 넓은 모자이고, ‘갈적삼’은 감물을 들인 윗도리로 입는 홑옷이고, ‘갈중의’는 감물을 들인 남자의 여름 홑바지, 그리고 ‘가죽보선’은 마소 가죽으로 보선처럼 만든 방한용 신이라는 말이다. ‘가죽보선’에는 줄로 발과 발목을 묶었다.(사진 해설: 고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