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테왁


해녀들의 도구_비양도_ 1971_이토 아비토

이칭

두렁박, 두룽박


정의

물질 장소로 이동하거나 물질 중에 물 위로 올라와 잠시 쉴 때 몸을 의지하는 도구.


내용

‘테왁’은 해녀들이 물질 장소로 이동하거나 물 위로 올라와 잠시 쉴 때 몸을 의지하는 도구를 말한다. 달리 ‘두렁박, 두룽박’이라고도 한다. 박으로 만든 ‘ᄏᆞᆨ테왁’과 스티로폼을 이용해서 만든 ‘스티로폼테왁’이 있다. 예전에는 박으로 테왁을 만들었기 때문에 깨지기 쉽고 미끄러워 짚이나 뉴질랜드삼의 이파리를 이용하여 만든 새끼줄로 박을 동여맸다. 위아래에 가로로 ‘웃관제’와 ‘알관제’를 묶고 세로로는 넷 또는 여섯 ‘갑’으로 묶어 박을 단단하게 결박하여 손으로 짚거나 망사리를 매달기 편하게 하였다. 1960년대 중반부터 스티로폼으로 만든 후 천으로 감싸 부서지지 않게 하였다. 테왁은 해녀들의 물질 기량이나 개인 성향에 따라 크기를 달리하기도 한다. 해녀들의 작업위치를 알려주는 기능도 한다.

 

ᄏᆞᆨ테왁_제주_2024_좌혜경                     스티로폼테왁과 망사리_해녀박물관 소장            천으로 싼 테왁_한수리_2024_좌혜경

 

•ᄏᆞᆨ테왁: 박의 열매를 이용하여 만든 ‘테왁’. 달리 ‘ᄏᆞᆯ락테왁’이라고도 한다. 잘 익은 박을 따서 꼭지 부분을 도려 구멍을 낸 후 거꾸로 매달아서 두세 달 동안 두면 물이 빠지고 속이 비게 된다. 박 속에 남아 있는 씨를 뾰쪽한 막대를 이용해 긁어 제거하고 구멍 낸 부분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도려낸 부분을 다시 댄 후 고무풀을 만들어 발라 ‘테왁’을 완성한다. 박으로 만든 ‘테왁’은 작고 부서지기 쉬워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스티로폼테왁: 스티로폼으로 만든 ‘테왁’. 1960년대 중반 이후 단열재 등으로 활용되던 스티로폼을 ‘테왁’에까지 응용하기 시작하였다. 스티로폼은 잘 부서지지 않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도 편하다는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스티로폼을 둥글게 ‘테왁’ 크기로 자르고 헝겊이나 포를 이용하여 부서지지 않도록 싼다. ‘갑’을 넣어 엮으면 단단한 ‘테왁’이 되는데 ‘테왁’을 싼 천 때문에 ‘테왁’이 손에 잘 잡혀서 이동이 수월하다. 싸는 천은 자신의 기호에 맞게 선택하여 ‘테왁’에도 개성이 드러나게 하였다. 꽃무늬 천을 사용하거나 하얀 천에 해녀의 이름을 써넣기도 한다. ‘스티로폼테왁’은 마을 어장별로 붉은색 천 등으로 싸서 지역적 색깔을 표현하기도 한다.


지역 사례

‘테왁’은 일반적으로 둥근 모양이 대부분이나 한림읍 한수리처럼 파도가 거친 일부 지역에서는 네모 모양의 ‘테왁’을 사용하기도 한다. 네모난 ‘테왁’이 파도 영향을 덜 받아 쉽게 헤엄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울산 등지의 출향물질에서 배워와 사용하는 것이다. 대체로 제주 서부지역에서는 뉴질랜드삼 이파리를 째어 만든 끈으로 ‘테왁’을 네 갑으로 동여 묶지만 동부지역인 구좌읍 행원리에서는 여섯 ‘갑’으로 묶는다.


특징과 의의

‘테왁’은 해녀물질 작업의 표상이기도 하다. 물 위에 떠 있는 ‘테왁’으로 해녀가 작업하고 있음을 알리고, 지나가는 배들이 그곳을 피해서 가도록 하는 표식 역할도 한다. 지금은 주황색 등의 보자기로 싸서 먼 데서도 선명하게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참고 문헌

김영돈, 《한국의 해녀》, 민속원, 2002.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해녀 이해》, 하나CNC, 2018.
좌혜경·권미선, 《제주해녀의 생업과 문화》, 해녀박물관, 2009.


필자

좌혜경(左惠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