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의

소중의_해녀박물관 소장
이칭
물소중기, 물소중의, 물속곳, 소중기, 속중의
정의
물질할 때 입는, 오른쪽 옆이 트인 물옷.
역사
이형상의 《탐라순력도》(1702) 중 <병담범주> 가운데 해녀들의 물질 광경에서 ‘소중의’와 비슷한 옷을 확인할 수 있다. 신광수의 <잠녀가>(1765)에 나오는 ‘소고小袴’, 조정철의 《탐라잡영》(1812)에서 “소고小褲를 사투리로 소중의小中衣”라 한다는 기록으로 볼 때 모두 ‘소중의’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소중의’는 흰색으로 입다가 1930년대부터 검정물을 들인 ‘소중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왼쪽 어깨끈 하나만 있었는데 1920년대에 어깨허리가 도입, 확산되면서 어깨끈을 두 개 달게 되었다. 1970년대 초 고무옷이 들어오면서 ‘소중의’는 사라지고 말았다.
내용
‘소중의’는 해녀들이 물질할 때 입는, 오른쪽 옆이 트인 전통 물옷을 말한다. 달리 ‘물소중기, 물소중의, 물속곳, 소중기, 속중의’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소중의’는 각 가정에서 만들어 입었는데 본인의 체형에 따라 결점을 보완하면서 만든다. 형태는 가슴을 덮을 수 있고 상체에 꼭 맞게 하며, 하체는 밑바대를 바이어스로 만들어 신축성이 있도록 하여 물질에 방해되지 않게 한다. 어깨끈을 달아 센 물살에도 옷이 벗겨지지 않게 하고, 긴 고름으로 허리를 휘감아 단단히 동여맨 후 ‘빗창’이나 ‘본조갱이’를 끼워 두기도 한다.
옷감은 각 가정에서 직조한 무명을 사용하다가 광목이 생산되면서는 광목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깃광목을 잿물에 삶아서 밤낮으로 햇볕과 이슬을 맞히며 바래면 하얗고 보드랍게 된다. 바랜 옷감으로 ‘소중의’를 만들고 스티치를 이용해 장식을 하거나 물색 조각 천으로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트임이 옆으로 되어 있어서 입고 벗을 때에도 신체를 드러내지 않고 갈아입을 수 있다. 또 신체적 변화로 작거나 커서 못 입는 일이 없도록 만든다. 여미는 매듭단추 고리를 길게 만들어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이음선이나 활동력이 많은 부분에는 바대를 덧대 바느질하여 단단하게 만든다.
특징과 의의
‘소중의’는 옷본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배워 만들고 입어 보고 보완하면서 만든 옷이다. ‘소중의’는 앞뒤 형태가 똑같으며 트임만 오른쪽 옆으로 되어 있다. ‘소중의’는 물질할 때 입는 작업복이지만 평상시에 속곳으로도 입었다. ‘소중의’ 두 벌을 엇바꾸어 입으면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 ‘소중의’는 제주만의 독특 한 민속 옷이자 여성 전문 옷이다.
소중의 부분 명칭_해녀박물관 소장
[소중의 각 부위 명칭]
㉠메친은 ‘소중의’ 어깨끈을 말한다. 어깨끈의 너비는 보통 바대의 너비로 하고 길이는 자신의 주먹 두 개를 포개어 올린 높이로 하면 얼추 맞았다고 한다. 달리 ‘메끈’이라고도 한다. ‘메친’, ‘메끈’의 ‘메’는 어깨를 뜻하는 말이다.
㉡허리는 소중의 허리에서 가슴까지의 높이를 말한다. 허리는 개인의 신체에 따라서 높낮이가 다르다. 가슴을 가릴 정도의 높이로 한다. 배가 나온 사람은 ‘처지’의 바이어스 부분을 늘려서 허리둘레를 넓게 한다.
㉢처지는 배 부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정사각형으로 재단해서 이등분하여 앞뒤로 붙인다. 배가 나온 사람은 바이어스 부분을 당겨서 넓게 한 다음 허리를 붙인다.
㉣밋은 가랑이가 갈리는 밑이다. 두 겹으로 한다.
㉤굴은 가랑이를 말한다. 소중의 재단에서 제일 모양을 잡는 부분으로 밑부분과 가랑이 부분이 된다. ‘굴’을 잡으면 밑은 두 겹이 되고 ‘산굴’과 ‘죽은굴’이 완성된다.
㉤-1산굴은 옆이 트이지 않고 막혀 있는 가랑이를 말한다. 앞에서 보았을 때 오른쪽이 된다. 달리 ‘숫굴’이라고 도 한다.
㉤-2죽은굴은 옆이 트인 가랑이를 말한다. 앞에서 보았을 때 왼쪽이 된다. 달리 ‘암굴’이라고도 한다.
㉥ᄆᆞ작단추는 헝겊 끈으로 매듭을 지어 만든 단추를 말한다. 달리 ‘ᄃᆞᆯ마기, 벌ᄆᆞ작’이라고도 한다.
㉦쾌는 단춧구멍 역할을 하는 고리를 말한다. ‘ᄆᆞ작단추’와 한 쌍을 이룬다.
㉧진곰은 겉고름을 말한다. 허리를 휘감을 수 있을 정도로 길게 한다. 등 쪽으로 ‘빗창’이나 ‘본조갱이’를 꽂는다.
㉨ᄍᆞ른곰은 속고름을 말한다.
참고 문헌
고부자, <탐라순력도에 나타난 복식>, 《탐라순력도연구논총》, 제주시·탐라순력도연구회, 2000.
김정숙, <해녀복>, 《제주도지》 제5권, 제주도, 2006.
현진숙, <제주여성들은 어떤 옷을 입었을까?>, 《제주여성문화》, 제주도, 2001.
현진숙, <의생활>, 《제주여성사Ⅱ》, 제주발전연구원, 2011.
현진숙, <제주해녀의 물옷>, 《제주해녀 이해》, 제주학연구센터, 2018.
필자
현진숙(玄眞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