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병
정의
깊은 바닷속같이 압력이 높은 환경에 있다가 갑자기 수면 위 보통 기압의 환경으로 되돌아올 때 생기는 여러 가지 장애.
내용
잠수 시 수압이 증가하여 폐가 압축되면 폐 속의 질소 분압이 급격히 증가하여 폐에서 질소가 혈액으로 이동해 조직 내로 질소가 축적된다. 만일 잠수했다가 수면으로 급히 부상하면 폐의 팽창으로 인하여 폐 속의 질소 분압은 급격히 줄어든다. 하지만 조직 내의 질소 분압은 빨리 감소하지 않으므로 질소 과포화 상태가 되어 혈액 속에 질소 기포가 형성될 수 있다. 이 기포가 미세 혈관을 막으면 국소적으로 혈액 순환이 차단되는데 이것이 잠수병潛水病 중 가장 흔한 감압병의 원인이다.
잠수병의 주요 증상은 관절통, 근육통, 난청, 내출혈, 만성 두통, 운동지각장애, 피로감, 피부질환, 호흡곤란 등이 있다. 이 증상들은 대부분 잠수 직후부터 24시간 이내에 나타난다.
잠수병은 감압테이블 수칙을 어기고 감압 없이 무리한 잠수를 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물속에 들어가면 대기의 압력이 아닌 수압이 작용한다. 수압은 대체로 수심 10m에 1기압이 증가한다. 잠수했다가 나올 때 서서히 감압하면서 기포보다 천천히 나오지 않고 급히 나오면 혈액 속에 녹아 들어간 질소 성분이 정상적으로 조정되지 않아 잠수병에 걸리게 된다. 미국 해군에서 만든 감압시간표 이론에 따르면 수심 10m보다 얕은 수심에서는 어느 정도 정해진 시간 동안 지체하였다가 다시 상승하는 단계적 감압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잠수를 하다 보면 수심과 작업 시간에 맞춰 감압을 하더라도 감압병에 걸리기 쉽다.
해녀들은 잠수 전 심한 과다호흡을 하지 않고 잠수시간을 40초 내외로 비교적 짧게 조절함으로써 작업을 마치고 부상할 때 심한 산소 결핍 상태에 빠지지 않는다. 또한 잠수 활동 사이에 약 50초 정도 휴식 시간을 두어 잠수 시 몸속에 축적되었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질소 축적을 막아 감압병에 걸리지 않는다. 해녀들은 잠수작업을 다년간 해왔기 때문에 심폐 기능이 운동선수 수준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잠수 시 심박출량이 50% 정도 증가하지만 혈압 변동은 없고 일반인에 비해 항상 혈압, 심박수, 말초 저항 등이 다소 낮은 경향이 있다. 해녀들이 작업하는 바닷속은 보통 수심 10m에 불과하므로 평상시 잠수 활동 중에는 감압병에 걸리지 않지만 잠수 심도가 깊고 잠수 간격이 짧으면 감압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징과 의의
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업 수심에 따른 잠수 시간을 조절하고 서서히 감압하면서 수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감압병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빨리 압력을 높여 놓고 서서히 압력을 줄이면서 기포를 폐로 배출시키는 재가압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잠수병은 즉각 치료해야 한다. 환자 발생 시 챔버(cham-ber)가 설치된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환자를 후송할 때에는 다리를 45cm 정도 높이고 몸을 왼쪽으로 15도 정도 기울여 기포가 뇌의 대동맥으로 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이송 중에도 신경계통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100% 산소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잠수병의 일차적 치료법은 대기압보다 높은 고압 환경을 만들어 100%의 산소를 일정 시간 동안 계속 흡입시키는 고압산소 치료법이다. 폐 관련 증상, 피부 발진, 신경 학적 증상이 있는 잠수병 환자도 고압산소로 치료해야 한다.
참고 문헌
김진현·강신영, <잠수생리학적 특성>, 《제주해녀 이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 2018.
박양생, 《한국 해녀: 잠수 생리학적 특성》, 고신대학교 출판부, 2004.
제주도의사회, 《제주도의사회 60년사》, 2005.
허영구·황현숙, <잠수병의 증상 및 재활요법에 관한 문헌적 고찰>, 《대한물리치 료사학회지》 제9권 제1호, 대한물리치료사학회, 2002.
필자
이성훈(李性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