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뇌선

腦鮮


뇌선_하귀1리_2007_김순자

정의

해녀들이 물질 작업 나가기 전에 복용하는 진통제 성격의 약.


내용

해녀들은 숨을 참고 물속에서 물질을 마친 후에 물 밖으로 올라와 참았던 숨을 가쁘게 내쉰다. 길게 내쉬는 휘파람 소리와 같은 숨소리인 이른바 ‘숨비소리’를 삶과 죽음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물 아래 삼 년 물 우이 삼 년(물 아래 삼 년 물 위에 삼 년.).”, “저승이서 벌어당 이승이서 쓴다(저승에서 벌어다가 이승에서 쓴다.).”, “지픈 물질 나갈 땐 혼벡장지 등에 진다(깊은 물질 나갈 때는 혼백상자 등에 진다.).”는 속담이 전해질 정도로 물질은 고된 노동이요 해녀의 삶 또한 고달프다.
해녀는 하루 최대 4시간 정도 바다에서 물질하는 극한 직업인이다 보니 수압 때문에 두통, 귓병, 콧병, 이명, 어지럼증, 저체온증 등에 시달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물질하러 가기 전에 ‘뇌선腦鮮’을 복용한다.
일본의 ‘노신(NORSHIN)’은 일본 출가해녀들에 의해 처음으로 제주에 알려졌다. ‘노신’은 1918년 일본의 아라쿠스 제약이 출시한 의약품이다. 우리나라의 ‘뇌선’은 1946년 10월 1일 의약품 제조 허가를 받은 동아제약이 출시하였다. 그 후 1972년 8월 28일 의약품 제조 허가를 받은 천혜당제약이 ‘뇌선’을 생산하고 있다. ‘뇌선’은 가루 형태의 진통제로 원료 약품 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과 무수카페인이고 첨가제는 옥수수 전분, 스테아르산마그네슘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진통 효과와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고된 물질로 인한 두통, 근육통 등을 완화시키고 피로감을 없애주어 해녀들의 필수 상비약품이 되었다. 복용은 성인 1회 1포, 1일 3회 한도, 공복 시를 피한다. 복용 간격은 4시간 이상으로 한다. 이 약을 복용하는 동안 감기약, 진정제, 해열 진통제 등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해녀들은 주로 ‘뇌선’을 복용하지만 진통제 ‘타이레놀’(한국얀센), 코감기약 ‘노즈그린’(GC녹십자), 심장약 ‘구심’(구심제약), 멀미약 ‘이지롱내복액’(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등을 복용하기도 한다.


참고 문헌

동아제약주식회사, 《동아제약70년사》, 2002.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정보.


필자

이성훈(李性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