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

테왁 짚고 물질하는 모습_마라도_2024_송동효
정의
해녀들이 ᄀᆞᆺ물질 나갈 때 가슴을 테왁에 짚고 헤엄치며 부르는 어업노동요.
개관
해녀들이 뱃물질 나갈 때 노를 저으며 부르는 노래인 <해녀노젓는소리>와 ‘ᄀᆞᆺ물질’ 나갈 때 테왁을 짚고 헤엄치며 부르는 노래인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가락과 사설이 같지만 기능적 특성이 다른 노래다. <테왁짚고헤엄치는노래>는 <해녀노젓는소리>보다 비교적 가락의 템포가 빠르며 사설은 가다듬어지지 않고 구연 빈도 또한 드물다.
해녀들은 물질을 배우면서 그와 동시에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를 배우기 시작한다.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헤엄치는 동작과 밀착되어 구연됨으로써 뚜렷한 기능요의 성격이 있다.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 노래>가 <해녀노젓는소리>보다 가락이 조금 빠르지만 사설이 같기 때문에 <해녀노젓는소리>로 분류하기도 한다.
가창 방식은 해녀들이 헤엄치는 동작에 맞추어 가창하므로 주로 되받아 부르기(동일선후창)나 메기고 받아 부르기(선후창)의 방식으로 부르고 간혹 주고받아 부르기(교환창) 방식으로도 가창한다. 사설 구조는 2음보이다. 박자는 규칙적인 6/8박자이고 단순하면서 역동적인 리듬이 자주 사용된다. 후렴구는 ‘이어도사나’, ‘이여싸나’, ‘이어싸’ 등이 있다.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해녀들이 물결치는 바다에서 헤엄치며 부르기 때문에 <해녀노젓는소리>와 달리 ‘이여싸’, ‘이여도사나’ 등 가락이 없는 후렴이나 여음만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고 간혹 의미 있는 사설을 부르기도 한다.
제주도에는 부속섬이 몇 개 없기 때문에 본토에서처럼 연안의 섬으로 ‘뱃물질’ 가는 경우보다 연안의 어장으로 ‘ᄀᆞᆺ물질’ 가는 게 일반적이다. 한반도에서는 <해녀노젓는 소리>를 주로 가창하고 제주도에서는 <테왁짚고헤엄치며 부르는노래>를 주로 가창하는 이유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해녀들이 ᄀᆞᆺ물질하러 갈 때는 물질 작업장까지 한 줄로 줄지어 헤엄쳤는데 두 팔로 테왁을 가슴에 안고 두 다리로 바닷물을 차며 헤엄친다. 줄의 앞부 분에는 물질 기량이 뛰어난 이른바 상군 해녀가, 중간 부분에는 물질 기량이 미숙한 하군 혹은 똥군 해녀가, 끝부분에는 상군 혹은 중군 해녀가 헤엄친다. 이때 맨 앞에서 테왁을 안고 헤엄치는 상군 해녀는 물질 작업장까지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 뒤를 따르는 해녀는 앞에서 헤엄치는 해녀의 엉덩이 부분에 테왁을 붙이고 헤엄친다. 이렇 게 한 줄로 줄지어 헤엄치며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를 부르는데 맨 앞에서 헤엄치는 상군 해녀가 앞소리 를 메기면 중간과 끝부분에서 헤엄치는 해녀들이 뒷소리를 받는다.
특징과 의의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단편적인 내용의 사설을 주로 가창한다. 해변에서 연안의 물질 작업장까지 헤엄쳐 가는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구연 시간이 짧고 구연 현장인 바다가 물결이 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녀들이 뱃물질 나갈 때 돛배의 ‘젓걸이노’는 해녀들이 젓지만 ‘하노’는 뱃사공이 젓는다. <해녀노젓는소리>는 주로 해녀가 부르지만 간혹 뱃사공도 부른다. 반면에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해녀들만 부른다.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와 <해녀노젓는소리> 는 사설과 후렴, 가락이 같다 보니 <테왁짚고헤엄치며부 르는노래>와 <해녀노젓는소리>를 동일한 노동요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헤엄치며 부르는 노래이고 <해녀노젓는소리>는 노를 저으며 부르는 노래로 그 기능이 엄연히 다르다.
참고 문헌
김영돈, 《제주도민요연구-하》, 민속원, 2002.
윤치부, <제주 민요의 기능별 분류>, 《제주교육대학교 논문집》 제25집, 제주교육대학교, 1996.
이성훈, 《해녀노젓는소리 연구》, 학고방, 2010.
이성훈, 《해녀의 삶과 그 노래》, 민속원, 2005.
조영배, 《제주도 노동요 연구》, 예솔, 1992.
필자
이성훈(李性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