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해녀의 민요


뱃물질_북촌리_1970년대_서재철

개관

해녀들이 물질 작업장으로 오갈 때 부르는 노래는 <해녀노젓는소리>와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가 있다. 해녀들은 뱃물질 나갈 때 돛배의 ‘젓걸이노’를 저으면서 <해녀노젓는소리>를 불렀다. 뱃물질은 주로 연안에 있는 섬으로 나갔다. 본토에서는 연안 가까이 있는 섬의 어장인 ‘안도’나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의 어장인 ‘밧도’로 물질 가거나 배 위에서 장기간 숙식을 하면서 하는 물질인 ‘난바르’하러 ‘밧도’로 뱃물질 나갈 때 <해녀노젓는소리>를 불렀다. 드물게는 물질 작업장까지 테왁 짚고 헤엄쳐 나가며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불턱에서 휴식을 취하며 놀거나 물질 작업 준비를 할 때 <해녀노젓는소리>를 부르기도 했다.
<해녀노젓는소리>와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사설과 가락이 동일하지만 <해녀노젓는소리>는 돛배의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노래이고,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바다에서 헤엄치며 부르는 노래로 그 기능이 다르다.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해녀노젓는 소리>보다 가락이 조금 빠른 편이다.


특징과 의의

돛배의 노를 저으며 부르는 <해녀노젓는소리>와 바다에서 헤엄치며 부르는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는 노동요이지만 불턱에서 휴식하거나 놀면서 부르는 <해녀노젓는소리>는 유희요이다. 다시 말해서 동일한 내용의 사설일지라도 가창기연歌唱機緣에 따라 노동요나 유희요로 부르기도 한다.
<해녀노젓는소리>의 가창기연은 돛배의 노 젓는 노동이다. 지금은 물질 작업장까지 돛배의 노를 저어 가서 하는 물질인 ‘뱃물질’을 하지 않는다. 자연적인 조건이 아닌 인위적인 조건에서 가창할 뿐이다. 노동과 노래가 끊어지다 보니 본원적인 노동요의 가락보다는 가창유희요 성격의 가락으로 바뀌고 있다.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의 가창기연은 헤엄치는 일이다. 현재도 ‘ᄀᆞᆺ물질’ 나갈 때 헤엄을 치고 나가지만 고무 잠수복과 오리발이 도입된 1970년대 이후부터는 거의 구연을 하지 않는다. 발등으로 헤엄칠 때는 추진력이 약하기 때문에 <테왁짚고헤엄치며부르는노래>를 불렀지만 오리발을 신고 헤엄치면 추진력이 좋아서 노래를 부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참고 문헌

김영돈, 《제주도민요연구-하》, 민속원, 2002.
윤치부, <제주 민요의 기능별 분류>, 《제주교육대학교 논문집》 제25집, 제주교육대학교, 1996.
이성훈, 《해녀노젓는소리 연구》, 학고방, 2010.
이성훈, 《해녀의 삶과 그 노래》, 민속원, 2005.
조영배, 《제주도 노동요 연구》, 예솔, 1992.


필자

이성훈(李性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