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녕리 동김녕 마을 잠수굿

김녕리 동김녕 마을 잠수굿(서순실 심방)_김녕리_2010_강소전
정의
구좌읍 김녕리 동김녕 마을에서 성세깃당의 음력 3월 8일 제일에 어촌계가 벌이는 굿.
내용
김녕리는 구좌읍의 해안 마을이다. 동김녕 마을과 서김녕 마을로 크게 나눈다. 동김녕 마을에서는 해녀들이 잠수굿 전통을 지속하고 있다. 이 잠수굿은 마을의 ‘성세깃당’이라는 신당과 관련이 깊다. 성세깃당은 해녀와 어부를 보살피는 해신당이다. 당의 제일은 음력 1월, 3월, 7월, 9월에 있다. 이 가운데 3월 8일의 제일에 잠수굿을 한다. 당신본풀이에 따르면 당신인 ‘요왕황제국 말잣아들’이 3월 8일 탄생일에 인간세계로 나와서 생신상을 받는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잠수굿은 사실 성세깃당의 당굿 가운데 하나이다.
잠수굿을 하는 장소는 성세깃당은 아니고, 해안의 속칭 ‘세기알’ 포구 근처이다. 잠수굿만을 위한 전용 굿당을 일찍부터 마련하였다. 굿당은 어촌계 작업장, 창고, 해녀탈의장 등의 시설과 함께 있다. 평소 동김녕 마을 해녀의 생업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잠수굿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실 굿을 하는 심방 외에 해녀들은 성세깃당과 잠수굿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굿을 당에서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터인 바닷가에서 벌이기 때문이다. 성세깃당의 공간이 협소하여 해녀들이 많이 참여하는 굿을 벌이기에는 적절치 않았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제장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진 셈이다.
잠수굿은 새벽부터 종일 규모 있게 치른다. 굿의 제차는 크게 초감제, 요왕세경본풀이, 요왕맞이, 지드림, 씨드림· 씨점, 요왕차사본풀이, 액막이, 선왕풀이·배방선 등이다. 전체적으로 다른 마을 잠수굿의 양상과 비슷하다. 두 가지 본풀이 구연을 아직 간직하고 있고, 해녀들이 직접 나서서 하는 씨드림의 역동성을 여전히 보여준다. 당일에 마을의 각 기관과 사업체, 주민들도 많이 찾아와 마을 축제적 성격도 보여준다.
특징과 의의
동김녕 마을 잠수굿은 해녀들의 의례가 바다 생업환경과도 깊은 연관을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2월 영등달이 지나 3월에 들어서 첫 ‘조금’ 물때가 시작되는 8일이 제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서김녕 마을은 역시 8일에 잠수굿 대신 스님을 청하여 불교식으로 기원한다. 김녕리는 일제강점기에 동김녕리와 서김녕리로 나뉘었고, 2000년에 다시 하나의 김녕리로 통합되었다. 다만 해녀들의 물질 작업에서는 기존에 두 마을의 ‘바다밭’을 나누던 관행 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참고 문헌
강소전, <제주도 잠수굿 연구: 북제주군 구좌읍 김녕리 동김녕마을의 사례를 중심으로>, 제주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현용준, 《제주도 무속과 그 주변》, 집문당, 2001.
필자
강소전(姜昭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