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신양리 잠수굿


신양리 잠수굿_신양리_2023_강소전

정의

성산읍 신양리 어촌계에서 음력 2월에 택일하여 벌이는 굿.


내용

신양리는 성산읍의 해안 마을이다. 이 마을 잠수굿은 음력 2월 15일에 영등신이 제주를 떠난 뒤 2월 안에 대개 20일을 전후로 택일하여 지낸다. 현재 굿하는 장소는 마을의 본향당이다. 과거에는 속칭 ‘섭지코지’에 있는 ‘섭지해녀의 집’에서 지냈다. 2006년에 본향당 당집을 현대식 건물로 마련하였고, 그 뒤에는 본향당의 당굿은 물론이고 잠수굿도 본향당 건물에서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다른 마을들이 대개 어촌계의 해녀 관련 시설에서 영등굿이나 잠수굿을 하는 모습과는 다소 다른 면모이다.
신양리 잠수굿은 새벽부터 종일에 걸쳐서 벌어진다. 굿의 제차는 크게 초감제, 요왕질침, 씨점, 용올림굿, 요왕차사본풀이, 액막이, 배방선 등으로 이루어진다. 다른 마을 잠수굿과 전체적인 양상은 비슷하다. 다만 ‘용올림굿’이라는 제차는 신양리 잠수굿의 특징으로 주목할 만하다. 잠수굿 후반부에 심방이 바다로 가서 용왕을 청하여 올린다. 그런 다음 용의 여의주라고 하여 무구인 천문 2개와 상잔 2개를 입 속에 물고, 당집 입구에서 제장까지 마치 용왕이 실제로 오는 것처럼 포복하여 기어 온다. 심방이 잠수회장의 치맛자락에 천문과 상잔을 내뱉어 만들어진 점괘의 모양으로 한 해의 풍요를 판단한다. 곧 용올림굿은 바다에서 용왕을 올려 청하고 용왕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면서 풍요를 가져다주는 행위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이 용올림굿은 현재 신양리와 인근 마을인 고성리에서 전승하고 있다.
신양리 잠수굿에는 해녀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매우 많이 참여한다. 수백 명의 주민들이 잠수굿을 위해 일정한 금액을 갹출하는 전통을 지속하고 있다. 잠수굿에서는 그들의 이름과 나이를 축원문(예명지)에 일일이 적어 신전에 고하여 올린다. 축원문이 제장에 가득 걸린 모습을 통해 잠수굿이 마을굿 성격까지 아우르는 양상을 알 수 있다.


특징과 의의

신양리는 영등굿과 잠수굿이 모두 벌어지는 마을이다. 현재 영등굿은 본향당에서 음력 2월 14일에 지낸다. 이와 별도로 택일하여 잠수굿도 하는 것이다. 신양리는 영등굿과 별개로 해녀공동체에서 매해 정기적으로 잠수굿을 벌이는 매우 드문 사례이다. 곧 영등굿과 잠수굿의 본래적 성격이 잘 드러난다.


참고 문헌

강소전, <제주도 잠수굿 연구: 북제주군 구좌읍 동김녕마을의 사례를 중심으로>, 제주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 마을신앙: 제주특별자치도》, 2023.


필자

강소전(姜昭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