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잠녀설

女說


〈잠녀설〉_김춘택 《북헌집》_한국고전번역원(한국고전종합DB)

정의

김춘택이 잠녀와의 대화를 통해 그네들의 애환을 표현한 작품.


내용

북헌 김춘택(金春澤, 1670~1717)은 인경왕후의 조카이며 당색은 서인이었다. 김춘택은 장희빈의 오빠인 장희재를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남인과 소론의 공격을 받아 부안에 유배되었고 다시 제주로 이배되었다. 제주 유배 기간에 김춘택이 쓴 글은 《수해록囚海錄》의 이름으로 정리하였고 <잠녀설潛女說> 역시 《수해록》에 실려 있다.
<잠녀설>은 크게 3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락에서는 시커멓게 초췌한 잠녀의 모습에 대해 질문하고 잠녀가 이에 대해 대답한다. 잠녀는 먼저 잠수하기 전 불턱에서 몸을 한껏 데우고 나서, 테왁, 망사리, 빗창 등을 들고 가서 잠수하여 전복 캐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잠녀는 전복을 한 번에 캐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 하고, 그 와중에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자신은 다행히 살았지만, 병으로 고생하고 있어 지금의 몰골이라고 한다.
두 번째 단락에서는 전복을 캐는 것은 잠녀들 자신이지만 전복을 다시 사야 하는 것 역시 자신들이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관인을 대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잠녀 역시 전복을 팔아 부자가 되고 싶지만 관인을 대접해 야 하고 모자랄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전복을 사서 바친다고 하였다. 이에 결국 파산에 이르고 마는 비참한 생활을 이야기하였다.
마지막은 이를 들은 김춘택의 느낌이다. 김춘택은 “태산의 호랑이와 영주永州의 뱀과 같구나. 행여 혹독한 정치와 가혹한 세금이 없다 하더라도 지금 너는 괴롭게 전복을 따야 하고 전복도 사야 하니, 참으로 가련할 뿐이다.”라고 하였다. 태산의 호랑이와 영주의 뱀은 가혹한 정치와 과중한 세금을 의미하는 고사이다.


특징과 의의

김춘택의 <잠녀설>은 잠녀에 관한 여느 작품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대부분의 작품이 잠녀들이 전복을 캐는 어려움 등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잠녀들이 관아의 독촉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전복을 사야 하는 상황까지 서술하였다. 이는 김춘택이 잠녀들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을 입증한다. 그가 제주 유배 생활을 하면서 일반 민중들과 밀접히 지내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서술인 것이다.


참고 문헌

김새미오, <제주유배문학의 연속성에 대한 시론試論-김진귀·김춘택·임징하를 중심으로>, 《영주어문》 36, 영주어문학회, 2017.
부수상, <북헌 김춘택 <수해록>의 일연구>,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2002.
이지은, <조선시대 잠수부 기록에 나타난 작가의식-<몰인설>과 <잠녀설>을 중심으로>, 《장서각》 51, 2024.


필자

김새미오(金새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