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다큐멘터리


〈불휘지픈 제주〉 촬영_표선리_2016_김선희

개관

다큐멘터리는 실제 사건이나 사람을 묘사하는 사실에 기반을 둔 기록 영상이다. 다큐멘터리의 개척자인 스코틀랜드의 존 그리어슨(John Grierson)은 “다큐멘터리는 현실의 창조적 해석”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에서 ‘해녀’는 신비롭고도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까닭에 각 방송사의 주관 아래 제주해녀를 창조적 해석으로 깊게 탐구한 다큐멘터리가 활발히 제작되어 제주해녀를 알리는 데 일조하였다.
연대순으로 살펴보면 1990년에 제작된 제주MBC의 <동해만가>가 있다. 한반도 동해에 원정물질 간 해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1992년에는 섬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물질을 간 제주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섬을 떠난 사람들>이 제주MBC에서 제작되었다. 또한 1995년에는 KBS 제작으로 <제주해녀의 숨비소리>가 방영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해녀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은 더욱 활발히 진행되었다. 2003년에는 KBS제주방송총국의 설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신 해녀실록>이 제작되었다. 일본 해녀들의 물질모습과 해녀문화 보존, 바다 환경 관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제주해녀의 길을 모색했다.
2006년에는 제주해녀의 역사와 공동체 문화 그리고 민속문화와 해녀 생애사 등 제주해녀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다큐멘터리 해녀 5부작>이 제주MBC에서 방영되어 해녀의 가치를 널리 알렸다. 같은 해 KCTV제주방송에서는 정규프로그램인 <삼춘 어디 감수과> 3부작 예능 다큐멘터리를 통해 서해와 남해, 동해와 독도, 일본 오사카 이쿠 노구까지 찾아가 출향해녀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2009년에는 KBS제주방송총국의 해녀 다큐멘터리 2부작(1부 ‘우도바당, 해녀를 품다’, 2부 ‘해녀, 바당밭을 일구다’)이 제작되었다. 제주MBC에서는 <바다를 건넌 해녀>를 통해 19세기 말부터 국내 해안 마을은 물론 일본과 중국, 러시아까지 진출해 불굴의 의지로 부富를 일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제주해녀의 삶과 역사를 조명했다.
2014년에는 KCTV제주방송에서 광고사진 작가 준초이가 1년간 우도에 살며 해녀의 삶을 카메라로 기록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준초이와 바당어멍>을 제작해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해녀의 가치를 조명했다. 2015년에는 제주MBC 라디오 특집 토크멘터리 <미라클 제주해녀> 3부작이 제작되었다. 제주해녀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부터 해녀 공동체의 삶과 출향물질 등을 통해 제주의 역사와 함께 호흡해 온 제주해녀의 삶을 들여다봤다.
2016년 제주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다큐멘터리 제작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2016년 KBS에서 <현해탄을 건넌 해녀들>을 제작했으며 2017년에는 제주MBC에서 제주해녀문화를 소개하는 미니 다큐멘터리 9부작 <제주해녀 전통문화 영상–이어도사나>를 제작해 제주 고유의 해녀문화를 고증과 재연을 통해 영상으로 기록한 바 있다. 2018년에는 <탐라 해저 분화구, 금덕이여의 비밀>을 통해 해녀 설화 속에 등장하는 금덕이여가 단순한 바닷속 암초가 아니라 거대한 해저 분화구라는 사실을 밝혔다. 2019년에는 <해녀항일의 기록, 나는 해녀이다>를 통해 1932년 구좌 일대에서 연인원 1만 7천 여 명이 나선 제주해녀항일운동을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재현했다.
2019년에 JIBS 제주방송에서는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 변화에 따른 제주해녀들의 노동과 생활상을 영상에 담은 TV다큐멘터리 <제주해녀의 사계>를 선보였다. 제주해녀 들의 일상을 조명함으로써 물질조업뿐만 아니라 농삿일과 집안일까지 겸해야 하는 해녀들의 삶과 공동체 문화를 밀도 있게 소개하였다.
2020년에 접어들어서도 한층 다채로운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KBS 걸작 다큐멘터리 <숨비소리>가 제작되었으며 2021년 KCTV제주방송에서는 특별 기획 다큐멘터리 <할망바다>를 제작해 제주바다의 갯녹음 실태와 이로 인한 해녀 소멸 위기를 과학적 조사를 통해 조명했다. 아울러 같은 해 제주MBC에서는 12살부터 물질을 시작해 73세가 되어서도 물질을 하는 현역 해녀의 인생을 담은 <해녀록 5부작>을 제작하였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과 산업화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낸 해녀 일대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2022년 제주MBC에서는 <해녀밥상 3부작>을 통해 제주해녀의 사계절과 해녀밥상의 연대기를 세세하게 풀어냈다. 제주해녀의 삶을 재조명하고 구전으로 내려오는 독창적인 해녀의 음식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아울러 JIBS 제주방송에서는 1932년 1월, 일제의 억압과 수탈로 곤궁해진 제주해녀들이 생존권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제주 해녀항일항쟁의 전개 과정과 그 의미를 다룬 다큐드라마 <해녀항쟁 그날>을 제작했으며 2023년에는 <나는 해녀입니다> 4부작을 제작하기도 했다. 해녀가 되기 위한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거친 파도와 마주하며 물질을 평생 업으로 살아온 해녀들의 삶 속 다양한 모습을 통해 제주해녀들의 가치와 공동체 문화를 조명했다.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팩트의 모음이 아니라 다큐멘터리스트의 주관성에 기초하여 주제에 맞게 배열한 스토리이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동안 가려져 있던 제주해녀 이야기가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었으며, 해녀문화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일조했다.


필자

안현미(安鉉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