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제주해녀의 사계


<제주해녀의 사계>_2018_JIBS제주방송 제공

정의

JIBS제주방송이 2018년 2월부터 12월까지 제주해녀들의 사계절 생활상을 촬영하여 2019년 2월에 방송한 6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내용

계절 변화에 따른 제주해녀들의 노동과 생활상을 영상에 담은 JIBS제주방송의 다큐멘터리(연출·글 현동헌, 촬영 김용국)는 ‘해녀의 봄’은 영등굿과 함께 시작된다. 제주의 해안가 마을에서는 음력 2월이 되면 영등신을 위한 굿이 성대하게 열린다. 해녀들은 영등신은 2월 초하룻날 북서풍을 타고 섬에 들어와 해산물 씨앗을 바다에 뿌려주고 돌아간다고 믿고 있다. 제주의 일부 해안 마을에서는 영등굿 대신 잠수굿(해녀굿)을 치른다. 구좌읍 김녕리 해녀들은 오래 전부터 영등굿 대신 매년 음력 3월 8일에 잠수굿을 열고 있는데, 일주일 전부터 모든 제물을 공동작업과 역할 분담을 통해 준비하는 등 해녀들의 공동체 문화가 오롯이 남아 있다. 영등굿과 잠수굿이 끝나는 3월이 되면 해녀들의 본격적인 물질이 시작된다. 봄 물질에서 해녀들은 성게와 전복도 채취하지만 주로 미역과 소라를 많이 채취한다. 4월이 되면 갯바위에도 온갖 해초들이 돋아나면서 해녀들의 톳 채취 작업이 이루어진다. 톳 채취는 제주 북부지역 해안 마을에서 4월에서 5월 사이에 이뤄지며 채취 작업에는 해녀를 비롯한 어촌계 회원들이 모두 참여해서 공동으로 작업하고 수익금도 공동으로 분배한다. 5월부터 6월까지 우뭇가사리 작업이 이뤄진다. 우뭇가사리 채취 작업은 조간대 수심이 낮은 바다에서 5~6시 간 정도 이뤄지는데 일일이 손으로 채취하기 때문에 해녀들에게도 매우 고된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우뭇가사리 채취 작업도 어촌계 회원들이 모두 참여해서 공동작업, 공동분배로 이뤄지고 있다. 농사를 짓는 해녀들에게 5월부터 6월은 가장 바쁜 시기이다. 제주 북부지역에서는 감자, 양파, 마늘 수확으로 분주한 시기여서 해녀들은 밭일 하다가도 물질 나가고, 물질이 끝나면 밭에 나가 일하는 것이 일상이다.
‘해녀의 여름’에서는 수온이 따뜻해지는 5~6월에 이루어지는 해녀들의 성게 물질부터 보여준다. 특히 6월부터는 소라 산란기로 8월 말까지 금채기에 들어간다. 소라 금채기에는 대부분의 해녀들이 조업을 중단하지만 성산읍 온평리에서는 7월 중순까지 성게 물질이 이뤄진다. 해녀 들은 가격을 더 받기 위해 성게알로 손질해 판매한다. 소라 금채기인 7~8월에 한림읍 금능리 해녀들은 보말 물질을 한다. 보말 물질은 수심이 얕은 갯바위에서 이뤄지는데 주로 팽이고둥을 채취한다. 금능리 해녀들은 채취한 보말을 삶아서 알맹이만 손질해 주로 식당에 판다. 소라 금채기를 맞아 다른 지방으로 바깥물질을 나가는 해녀들도 있다. 충청남도 태안에서 물질 중인 제주의 해녀들, 성산읍과 구좌읍, 한림읍에서 온 해녀들로 이들은 1개월에서 2개월가량 이곳에 머물면서 해삼 채취를 하고 있다. 이곳은 물살이 세기 때문에 해녀들은 테왁을 사용하지 않고 해삼을 옷 속에 채워 넣으면서 작업한다. 한편 농사를 짓는 해녀들은 여름철에도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무 등 겨울 채소의 파종과 모종 재배로 분주하게 보낸다.
‘해녀의 가을’에서는 우선 소라 금채기가 끝난 9월에 해녀들이 소라 채취를 위한 물질에 나서는 장면을 보여준다. 물질 기량이 뛰어난 상군 해녀들은 수심 10미터 이상 깊은 바다까지 나가 물질을 한다. 한림읍 금능리와 월령리 의 상군 해녀들은 비양도 인근에서 뱃물질을 한다. 수심 10미터가 넘는 깊은 바다에서 5시간 이상의 물질은 상군 해녀만 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작업이다.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말이 되면 제주에서는 감귤 수확이 시작된다. 감귤 수확기에는 항상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에 감귤농사를 짓지 않는 해녀들도 감귤 수확에 참여한다. 밭일을 하는 해녀들은 바쁠 때 서로 일손을 도와주는 ‘수눌음’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해녀의 겨울’에서는 농사 장면부터 나온다. 12월이 되면 제주 동부지역에서는 당근 수확이 시작된다. 구좌읍 지역의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농가의 큰 소득원이 되고 있다. 물질이 없는 날이면 해녀들은 당근 수확 등 농사일에 참여한다.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해녀들의 물질은 이어진다. 겨울철이라 조업 일수는 많지 않지만 파도가 2.5m만 넘지 않으면 12월에도 물질 작업은 이뤄진다. 현대화된 탈의장과 난로가 옛 불턱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물속에서 오랜 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 해녀들에게는 잠수병이라는 직업병이 있다. 증상으로는 수압으로 인한 이명과 어지럼증, 만성 두통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 그래서 물질도 없고 농사일도 적은 겨울철에는 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 등 진료를 받는다.


특징과 의의

1년 동안 제주해녀들의 일상을 조명함으로써 물질뿐만 아니라 농사일과 집안일까지 겸해야 하는 해녀들의 삶과 공동체문화를 밀도 있게 소개하였다. 또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해녀의 삶과 문화를 학생들의 교육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여 제주해녀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하였다.


참고 문헌

좌혜경·권미선, <제주해녀의 생업과 문화>, 《제주도연구》 32, 제주학회, 2009.
강만보, 《서해안의 제주해녀》, 제주콤, 2010.


필자

현동헌(玄東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