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해녀항일운동의 기록, 나는 해녀이다


〈해녀항일운동의 기록, 나는 해녀이다〉_2019_제주MBC 제공

정의

국내외에서 펼쳐진 제주해녀들의 항일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제주MBC의 다큐멘터리.


내용

2019년 제주MBC 창사 51주년 특집으로 제작 방영된 51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다. 1876년 개항 이후 일본의 제주도 어장 침탈에 따라 해녀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국내 다른 지역과 해외로까지 출가물질을 나갔다. 하지만 출가해녀들의 삶은 매우 비참했고 입어권 분쟁마저 발생하며 많은 갈등과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제주도의 유지들은 출가해녀를 보호하기 위해 1920년 제주도해녀 어업조합을 조직했지만 일본인 제주도사가 조합장을 겸임했던 조합은 해녀들의 편이 될 수 없었다. 1920년대 후반부터 어용화되며 수탈정책을 자행했던 해녀조합의 횡포는 1930년대 들어서며 극에 달했다. 제주해녀들은 이에 대항해 해녀회를 조직하고 단결하기 시작했다. 1931년 12월 시작된 투쟁은 1932년 1월 세화오일장 날을 이용한 항의 시위로 극에 달했다. “우리들의 요구에 칼로써 대응하면 우리는 죽음으로써 대응한다.”라고 외치며 치열하게 투쟁했던 해녀들을 일제는 무력으로 탄압했다. 김옥련, 부춘화, 부덕량 등 해녀 주동자들은 검거돼 6개월 간 경찰서에서 고문과 취조를 받으면서도 항일의 의지를 꺾지 않았다.
다큐멘터리는 이 해녀항일운동의 기록을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항일운동의 주역인 김옥련, 부춘화 지사의 생전 인터뷰 자료를 디지털 영상으로 복원해 당시 강렬했던 항일 투쟁의 상황과 고문 후유증에 대한 증언을 담아냈다. 서울과 부산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후손들을 취재해 해방 후 항일운동의 주역으로 마지막까지 의연했던 독립지사들의 삶도 소개한다. 또한 해녀항일운동의 역사적 중요성과 의의에도 불구하고 독립지사 서훈을 받지 못한 주역들에 대한 조명과 서훈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편 소설가 현기영의 장편소설 《바람 타는 섬》을 토대로 당시 해녀들이 항일투쟁에 이르는 과정을 드라마로 재연해 다큐멘터리에 녹여냄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한 일본 도쿄 남쪽 175km, 배로 6시간 30분이나 걸리는 화산섬 미야케지마 현지 취재를 통해 100년 전 우뭇가사리를 채취했던 제주 출가해녀들의 자취를 찾아보고, 제주도 해녀를 연구한 이지치 노리코의 인터뷰를 통해 임금 미지급 등 일제의 부당한 대우와 착취에 저항했던 일본에서의 제주해녀 항일 역사를 조명하였다. 특히 해녀항일운동의 주제가가 됐던 강관순의 <해녀의 노래>, 선배 해녀들의 정신을 잇고 기리는 하도리 해녀합창단의 <나는 해녀이다>는 다큐멘터리를 관통하면서 시청자들의 감동을 배가했다.


특징과 의의

제주해녀항일운동을 직접 이끌었던 독립지사들의 생생한 증언을 디지털 영상으로 복원해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재현했고 국내외 학자들의 인터뷰와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제주해녀들의 항일의 역사를 조명해 낸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2019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주관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9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참고 문헌

김흥모, 《<제주해녀항쟁》,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사업회, 2016.
제주발전연구원, 《제주여성사Ⅱ》, 2011.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인물사: 20세기 제주를 빛낸 여성들》, 2021.


필자

좌은영(左恩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