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밥상

〈해녀밥상〉_2022_제주MBC 제공
정의
제주해녀의 거친 노동의 삶을 여성학적·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가운데 해녀들의 친환경적인 어업 방식과 삶의 철학을 음식으로 풀어낸 제주MBC UHD다큐멘터리.
내용
이 프로그램은 2022년 12월에 제주 MBC를 통해 방송됐다(연출 김지은, 작가 홍성희). 할머니에게서 어머니로, 어머니에게서 딸로 전수되어온 해녀들의 구전 음식과 생생한 제주의 이야기가 담긴 밥상을 재조명하였다. 바다, 들, 산, 밭에서 나는 최상의 재료에 연륜과 아이디어를 담아 만든 해녀의 레시피를 매뉴얼화하여 영상화하였다.
제1부 ‘제주해녀의 삶에 바다가 있었다’에서는 제주의 봄과 여름 해녀 물질을 소개한다. 제주의 봄은 음력 1월 초부터 3월 초까지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굿으로 시작된다. 그 중 영등굿은 바람의 신 ‘영등신’에게 풍요를 비는 굿으로 해녀들은 영등신에게 최고의 음식을 대접했다. 소라, 문어, 군소를 삶아 갖은 양념으로 버무리고 꼬치에 꿰어서 지져낸 다양한 산적을 비롯해 조기, 옥돔을 말려 두었다가 쪄내어 상에 올린다. 영등제를 마치면 해녀들은 모자반을 채취하기 위해서 바다로 나선다. 해녀들은 돼지뼈를 우려낸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뭉근하게 끓여 ‘ᄆᆞᆷ국’을 만든다. 자리돔을 뼈째 썰어 갖은 채소를 넣어 된장으로 맛을 낸 ‘자리물회’. 밭에서 기른 콩을 갈아 넣어 고소하게 만든 ‘우무콩국’, 고사리를 꺾어 만든 산과 바다의 조합 ‘보말 고사리 볶음’까지 해녀의 봄과 여름 레시피 북을 만든다.
제2부 ‘바당밭, 땅밭 해녀 서사’에서는 가을과 겨울을 담아낸다. 가을이 되면 제주의 바닷가에 알이 꽉 찬 방게(‘깅이’)가 풍년이다. 신병을 낫게 해주고 뼈에도 좋고 관절염이나 신경통, 허약 체질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 즐겨 먹는 재료다. 작은 방게를 볶다가 질게 반죽한 보릿가루를 넣고 저어 만든 ‘깅이범벅’, 소금에 푹 절여 담근 ‘젓갈’, 깅이를 방아에 찧은 다음 거른 물로 죽을 끓인 ‘깅이죽’, 콩과 함께 간장을 넣고 조린 ‘깅이조림’은 해녀들의 밥상에 늘 오르는 메뉴다. 겨울이 오면 해녀들은 살이 벌게지도록 시린 찬물에 들어가 채취 작업을 한다. 해녀들에게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보양식은 필수다. 문어에 인삼, 양파, 쌀 등을 넣고 푹 끓여낸 ‘문어죽’은 최고의 해녀 음식이다. ‘해삼’은 숭덩숭덩 썰어서 오이와 당근을 넣어 물회로 먹으면 보양식이 따로 없다. 해녀들은 야속하고 힘든 겨울을 이렇게 힘나는 음식으로 채운다.
제3부 ‘제주를 담다, 제주를 닮다’에서는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독창적인 소울푸드 해녀 음식을 소개한다. 독특 한 방식으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과 해녀의 레시피를 재해석한 새로운 음식들이 탄생하고 있다. 양파, 오이 같은 채소와 미역, 톳 등 해초까지 바다와 땅이 한데 모였다. 해녀였던 할머니가 만들어 주었던 문어숙회를 기억하는 요리연구가는 문어를 활용해 태국의 샐러드인 쏨땀을 만들었다. 제주의 해산물과 그린파파야, 고수 등 이국적인 식재료의 만남이다. 지중해식 요리 전문점에서 소라는 프랑스의 달팽이 요리로 변신하고, 나물로 먹던 고사리는 곱게 갈아서 어느 음식에나 활용할 수 있는 페스토로 만들어졌다. 제주의 바다밭, 땅밭에서 일군 싱싱한 재료로 만든 음식들은 그 맛이 진화하고 있다.
특징과 의의
계절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바다의 풍요로움, 해녀음식의 신선한 맛을 고품질 UHD영상을 통해 시각적으로 전달하였다. 우리의 신선한 먹거리와 더불어 해녀들이 몸으로 느끼는 해양 오염과 지구온난화의 심각성도 이야기하였다. 글로벌 콘텐츠로 해외유통이 되어 태국 멀티미디어플랫폼 CINEPLEX, 카타르항공 기내 영상물, 브리티시에어 기내 영상물로 탑재되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참고 문헌
안미정, 《한국잠녀, 해녀의 역사와 문화》, 역락, 2019.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해녀의 자취를 따라서》, 2018.
하미현, 《입말음식 제주 우영팟》, 스포큰북스, 2020.
필자
김지은(金知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