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항쟁, 그날

〈해녀항쟁, 그 날〉_2022_JIBS제주방송 제공
정의
일제의 억압과 수탈로 곤궁해진 제주해녀들이 생존권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1932년 제주해녀항일항쟁의 전개 과정과 그 의미를 다룬 JIBS 제주방송의 다큐드라마.
내용
<해녀항쟁, 그날>은 JIBS 제주방송이 제주해녀항일 항쟁 90주년을 맞아 2022년 5월에 방송한 60분 분량의 TV 다큐드라마로 그해 2월부터 5월에 4개월간 제작되었다. 제주해녀항일항쟁 당시의 상황을 녹음파일로 남긴 김옥련 지사의 증언을 토대로 항쟁의 주역이었던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지사의 투쟁 과정을 입체적으로 재연하는 데 집중하였다.
일제 치하였던 90여 년 전, 제주해녀들은 채취한 해산물의 80%를 착취당하면서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었다. 하도보통학교 야학강습소에서 민족의식을 깨우친 부춘 화, 김옥련, 부덕량은 해녀들을 규합해 시위를 전개하기에 이른다. 당시 제주도사이자 해녀조합장이었던 다쿠치 데이키는 해녀들의 기세에 놀라 이들의 요구 조건을 수락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며칠 뒤 시위에 참여한 해녀들과 야학강습소 교사들까지 모조리 검거하여 옥에 가둔다. 일제의 주동자 색출이 시작되자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지사는 자신을 주동자로 지목하라고 해녀들을 설득하였다. 덕분에 다른 해녀들은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남은 세 사람은 수감되어 모진 고문을 받게 되었고, 막내였던 부덕량 지사는 출소 후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정부는 그 뜻을 기리기 위해서 지난 2003년과 2005년 이들에게 독립유공자 건국포장을 수여했으며 이들의 묘도 대전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어 후손들에게 그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특징과 의의
제주 3대 항일운동 중 하나로 꼽히는 제주해녀 항일항쟁은 연인원 17,000여 명의 해녀들이 주도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여성독립항쟁이지만 그 역사적 의의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해녀들의 생존권 투쟁 정도로만 폄훼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를 보듬고 지키고자 했던 진한 공동체 정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실을 다큐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재연해 냄으로써 당시 해녀들의 절박함과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생생히 전달한다. 또 ‘우리는 불의에 맞서 용감히 일어선 어머니들의 후예’라는 교훈을 통해 제주도민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있다. 대중들의 호응도가 높은 드라마로 역사적 사실에 접근함으로써 더욱 입체 적으로 제주해녀항일항쟁을 조명하였다. 또 제주해녀의 강인함과 공동체 정신을 구체적으로 재연하여 인류무형 문화유산인 제주해녀를 알리는 데 기여하였다.
참고 문헌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해녀항일운동 조사보고서》, 2019.
제주해녀항일투쟁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제주해녀항일투쟁실록》, 1995.
현상호, 《제주도 해녀투쟁의 사실》, 1950.
필자
이정석(李正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