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기왓

고지기무레_북촌리_1977_현용준
정의
거름용 바다풀인 큰잎모자반(고지기)이 많이 자라는 바다.
내용
‘고지기(학명 Sargassum coreanum)’는 바닷속에서 자라는 목이 길찬 거름용 바다풀로 조간대에서부터 점심대漸深帶에 걸쳐 자란다. 고지기는 무겁고 뿌리가 튼튼한 긴 풀이기 때문에 해녀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낫으로 베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를 ‘고지기무레’라고 하였다.
바다에서 자라는 고지기는 음력 7월에 가장 성숙하게 자라므로 그 시기에 베어냈다. 고지기는 바다에서 자라는 해초 중 무겁기도 하고 뿌리가 튼튼한 바다풀이어서 해녀들은 바다 어장을 청소하기 위해 잠수하여 캐냈다.
해녀들이 고지기를 캐내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해녀가 혼자 잠수하여 캐내는 방법이다. 해녀가 잠수하여 ‘ᄌᆞᆼ게호미’로 벤 후 ‘망사리’에 담는다. ‘망사리’가 가득하면 뭍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들이 고지기를 갯가에서 뭍으로 날라 일정한 장소에서 말린다. 다른 하나는 협동 채취로 두 해녀가 잠수하여 낫으로 베어 내면 뱃사공이 갈퀴로 고지기를 걸어 배 위에 올리고 갯가로 나른 다음 말리는 것이다.
‘고지기왓’에서 캐낸 고지기는 농사에 필요한 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동 채취를 기본으로 하였다. 공동 채취를 하지 않는 마을에서는 일정한 날에만 채취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도 했다. 고지기 채취 날짜가 정해지면 마을 해녀들이 모두 나서서 고지기를 캐었고 남자들은 나르 고 말려 퇴비로 사용하였다.
특징과 의의
거름이 필요한 농업에서 ‘고지기’와 같은 바다풀을 삭힌 거름은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척박한 토양 환경에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제주에서는 비료 역할을 담당하였으니 귀한 대접을 받았다. 비록 화학비료가 사용되면서 고지기 채취가 중단되었지만 ‘고지기왓’에서의 작업은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제주해녀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공동체 문화이다.
참고 문헌
고광민, 《제주도의 생산기술과 민속》, 대원사, 2004.
국립국어원, 《2010년도 민족생활어 조사5》, 2010.
국립민속박물관, 《하도리 민속지》, 2007.
필자
강경민(姜冏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