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환경

고둥 잡는 아이와 낚시꾼_제주_1970년대_《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2
개관
바다는 해녀들의 생활 터전이다. 육지에서 농사짓는 곳을 밭이라 하는 것처럼 해녀들의 생활 터전인 바다를 ‘바당밧’이라 한다. 제주바다를 크게 갯ᄀᆞᆺ(갯가), ‘걸바당’, ‘펄바당’ 등으로 나눈다.
바다 환경 |
채취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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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조간대) (웃밧-중간밧-알밧) |
포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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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갯담‧원‧원담 |
물고기‧멸치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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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
소라‧전복‧미역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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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왓 |
고둥‧모자반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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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흘밧 |
문어‧물고기‧고둥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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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밧 |
게‧고둥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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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살밧 |
해삼‧조개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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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장 |
고둥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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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바당 (갯가-수심 20~40m) |
코지 |
고둥‧톳 등 |
머흘밧 |
오분자기‧미역‧모자반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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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지밧 |
문어‧넓미역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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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살밧 |
해삼‧멸치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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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
전복‧소라‧우뭇가사리‧감태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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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덕 |
전복‧소라‧오분자기‧물고기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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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장 |
전복‧물고기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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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바당 (걸바당-수심 100m 이상) |
개펄 |
물질 불가능(주낙‧낚시) |
‘갯ᄀᆞᆺ(갯가)’은 밀물과 썰물에 따라 잠기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하는 가까운 바다를 말한다. 고조선高潮線과 저조선低潮線 사이에 해당한다. 조간대라 말하기도 한다. 물때에 따라 다르게 드러난다. 간만의 차가 큰 사리 때는 많이 드러나나 간만의 차가 적은 조금 때는 그만큼 적게 드러난다. 제주도 연안의 조석 간만의 차는 1.8km에 달하여 드넓은 편이다. 그러기에 제주 갯가는 물때에 따라 수직적 나눔이 가능하다. 곧 ‘웃밧, 중간밧, 알밧’ 등으로 나눠 부른다.
‘웃밧’은 서무날부터 드러나는 갯가를 말한다. 밀물 때의 해안선과 썰물 때의 해안선 위쪽에 위치하는 바닷가라는 뜻이다. ‘웃밧’에서는 명주고둥, 개울타리고둥을 비롯한 고둥류와 게류를 잡을 수 있다. 돌김, 불등풀가사리, 넓패 등 바다풀이 자라는 곳이다.
‘중간밧’은 다섯무날부터 드러나는 갯가다. 밀물 때의 해안선과 썰물 때의 해안선 중간에 위치하는 바닷가라는 뜻이다. 눈알고둥, 두드럭배말, 군부 등의 연체동물과 톳, 지충이, 미역쇠 등의 바다풀이 자라는 곳이다.
‘알밧’은 일곱무날부터 드러나는 갯가다. 밀물 때의 해안선과 썰물 때의 해안선 사이의 부분 중 아래쪽에 위치한 바닷가라는 뜻이다. 전복, 오분자기, 소라 등의 연체동물을 비롯하여 진두발, 짝잎모자반, 외톨개모자반, 꽈배기모자반, 알쏭이모자반 등의 바다풀이 자라는 곳이다.
‘걸바당’은 갯가에서 수심 20∼40m에 이르는 바다를 말한다. 바닷속 밑바닥 조건에 따라 돌이나 암반 또는 자갈이나 모래로 이루어진다. 이곳에는 성게, 해삼, 물고기가 자라고 미역, 우뭇가사리, 검둥감태, 괭생이모자반, 잔가시모자반, 큰잎모자반, 모자반, 청각 등 바다풀을 채취할 수 있는 곳이다.
‘펄바당’은 ‘걸바당’에서 수심 100m 이상인 바다를 말한다. 개펄이 깔려 있고, 수심이 깊어 해녀들이 물질할 수 없는 곳이다. 주로 주낙이나 낚시, 그물을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다.
바닷속 밑바닥 조건에 따라 ‘빌레왓, 머흘밧(왓), 자갈밧, 모살밧’ 등으로 구분한다. ‘빌레왓’은 암반이 넓게 깔린 바다를 말하며 ‘머흘밧(왓)’은 큰 돌멩이가 깔린 곳, ‘자갈밧’ 또는 ‘조작지’는 자갈이 깔린 곳, ‘모살밧’은 모래가 깔린 곳을 말한다.
바다 관련 이름은 바닷속 암반 등의 생김새에 따라 ‘개’, ‘덕’, ‘코지’, 여, ‘엉덕’, ‘엉장’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
‘개’는 바다가 육지 쪽으로 들어와 만灣을 이루는 곳으로, 해녀들이 ‘뱃물질’할 때 드나드는 입구이자 포구를 말한다. 또 다른 ‘개’는 밀물과 썰물의 차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가두기 위하여 갯가에 돌멩이로 쌓아 마련한 어로시설이다. 달리 ‘갯담, 원, 원담’ 등으로 부르는데 육지부의 석방렴石防簾이나 돌발과 기능이 유사하다. 물고기와 멸치를 잡는 데 이용된다.
‘덕’은 해녀들이 ‘덕물질’하는 곳으로 비탈지고 조금 높은 갯바위로 벼랑을 이룬 곳을 말한다. 구로시오해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제주 남서부인 마라도, 가파도, 대정읍 지역에 많다.
‘코지’는 표준어 ‘곶’에 해당하는데 육지가 바다 가운데로 뾰족하게 나간 갯바위나 육지를 말한다. ‘코지’는 조류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곳이어서 바다풀을 비롯하여 전복, 소라 등 채취물이 풍부한 장소이기도 하다.
‘여’는 물속에 잠겨 있어 보이지 않거나 바닷물이 많이 썰 때 드러나는 갯바위를 말하고, ‘엉덕’은 바닷속 벼랑이나 그 기슭, ‘엉장’은 바닷속 바위굴을 말한다. 모두 해녀들에게는 중요한 물질 장소다.
필리핀 동쪽 해역에서 발원하여 대만, 제주도, 일본 열도 남쪽으로 흐르는 구로시오해류도 해녀들의 물질과 채취물에 많은 영향을 준다.
참고 문헌
고광민, 《제주도의 생산기술과 민속》, 대원사, 2004.
고광민, 《제주 생활사》, 한그루, 2016.
필자
고광민(高光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