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학교바당


정의

해녀들이 학교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정 구역을 정하고 미역 등 해산물을 공동으로 채취하는 바다.


내용

온평국민학교는 1946년 개교 인가를 받고 교실을 신축하려고 했으나 신축기금이 없어 신축이 늦어지고 있었다. 이때 해녀들은 자신들이 채취한 미역을 판 돈을 학교 신축기금으로 기부하여 학교가 건립되고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1950년 4개의 교실이 화재로 소실되자 해녀회는 채취한 미역을 판 자금을 지원하여 4개 교실을 신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교바당’에서 미역을 채취하는 날에는 마을 가구 전체가 동원되었다. 한 가구에서 해녀 한 사람과 운반 등을 도와줄 일꾼인 ‘마중꾼’이 한 조가 되었다. 해녀가 없는 가구에서는 해녀 대신에 ‘마중꾼’ 한 사람을 더 보냈다.
미역을 채취하고 나면 ‘학교바당’은 마을 사람들에게 개방되었다. 교직원 입회하에 미역을 팔고 얻은 수익은 육성회와 학교가 공동으로 관리하였고 사용처는 우선순위에 따라 집행되었다. 이때 역시 반드시 교직원이 입회하여야 한다. 해방 이후 십여 년 동안은 순전히 학교 건물을 짓거나 학교 운영비를 조달하는 데에 쓰였다.


특징과 의의

‘학교바당’은 제주교육을 위한 공동체적 노력의 귀감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초등교육은 의무교육화되면서 국가에서 지원하게 되었다. 또한 경제가 성장하 면서 더이상 ‘학교바당’에서 채취한 미역 수입으로 학교 재정을 뒷받침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학교바당’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바당’은 지역사회의 발전과 교육 향상을 위해 해녀공동체가 이루어낸 업적이자 매우 독특하고 적극적인 사회 공헌활동으로 귀감이 될 만한 사례이다.


참고 문헌

강경민 외 3명, 《제주도 마을어장 관리 변천사 연구》, 제주연구원, 2015.
양인실, <제주해녀 생애사 연구>, 제주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22.
제주도, 《제주의 해녀》, 1996.
제주특별자치도해녀박물관, 《제주해녀의 생업과 문화》, 2009.


필자

강경민(姜冏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