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좀녜


〈좀녜〉 포스터

정의

강용준이 제주해녀의 고단한 삶을 다룬 희곡 작품.


내용

1994년 제12회 전국 연극제(수원)에서 장려상을 받은 작품(극단이어도/강용준 연출)이다. 2014년에는 ‘극단 이어도’에서 김광흡 연출로 공연되었고 2018년에는 ‘극단배우가家’에서
함창호 연출로 공연되었다.
제주에서는 물질하는 여성을 ‘ᄌᆞᆷ녀, ᄌᆞᆷ수, ᄌᆞᆷ녜’라고 한다. 이들은 제주를 벗어나 육지로 바깥물질을 떠나기도 하는데 주로 남해안과 동해안을 거쳐 중국, 일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진출하여 물질을 했다. 해안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물질을 하다가 현지인과 결혼하여 정착하기도 했고 육지물질 나갔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해녀들도 있었다. <좀녜>는 그런 출도出島 해녀들의 억척스러운 삶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혈육에 대한 끈끈한 인간애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인 남씨가 4·3사건에 연루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육지 바닷가를 전전하다가 제주에서 온 해녀들 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주해녀들이 남해의 어느 해변 마을에 바깥 물질을 온다. 그들은 마을의 민간집을 빌려 공동생활을 하는데, 거기엔 제주 출신의 남씨가 딸 청애와 함께 살고 있다. 제주해녀들은 반가움에 남씨에게 접근하지만 남씨는 그들의 행동이 영 마뜩잖아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바깥물질은 현지인의 텃세와 바다 날씨 사정 등으로 작업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그러던 어느 날 유조선에서 기름이 새어 바다가 기름에 덮이는 사고가 일어나자 그들을 고용한 전주는 ‘난바르’를 강요한다. ‘난바르’는 배를 타고 멀리 나가 배 위에서 생활하며 물질을 해야 하는 힘든 노역이다. ‘난바르’를 떠났던 일행이 급작스럽게 돌아오는데 함께 갔던 청애는 사고를 당해 시신도 찾지 못한다. 체념한 남씨가 고향을 떠나게 된 사연이 밝혀지고 하나 남은 딸을 찾아 제주로 향하면서 막이 내린다.


특징과 의의

<좀녜>는 1991년 삼성미술문화재단에서 제정한 제21회 도의문화저작상(삼성문학상 전신) 희곡 부문 당선 작품으로, 제주해녀를 처음으로 무대극화하여 중앙에 알린 작품이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해녀의 억척스런 삶과 끈끈한 인간애를 잘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필자

강용준(姜龍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