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리 영등굿

고성리 영등굿(오용부 심방)_성산읍 고성리_2010_강소전
정의
성산읍 고성리 어촌계에서 음력 2월 15일에 벌이는 굿.
내용
고성리는 성산읍의 해안 마을이다. 고성리 영등굿은 인근 마을인 수산리의 본향당과도 연관이 있다. 수산리 본향당은 수산리, 고성리, 신양리 등 이 일대에 넓은 신앙권을 형성한 당이다. 고성리 사람들도 이 본향당에 다닌다. 본향당에서는 음력 2월에 당굿으로 영등굿을 지낸다. 그런데 고성리 해녀들은 본향당의 영등굿과 별개로 어촌계 자체적으로도 영등굿을 다시 벌인다. 수산리가 중산간마을이며 본향당의 영등굿에서 요왕맞이 같은 제차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고성리 해녀들이 자신들을 위한 영등굿을 따로 지내게 되었을 것이다.
고성리 영등굿은 현재 음력 2월 15일에 ‘백기 해녀의집’이라는 어촌계 시설에서 진행한다. 속칭 ‘백개’라고 하는 지경인데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영등굿을 위해 심방은 수산리 본향당신을 모셔 오고 당에 보관하는 당기인 ‘벡벵멧기’와 ‘본향잔’ 등을 가져와 사용한다. 굿은 무악기를 연주하고 춤추며 하는 ‘산굿(선굿)’으로 종일 진행한다. 초감제, 요왕맞이, 요왕차사본풀이, 액막이, 선앙풀이·배방선 등이 주요 제차이다. 전체적으로는 다른 마을 영등굿의 양상과 비슷하다. 다만 ‘용올림굿’과 ‘요왕부원국 차사 청함’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용올림굿은 마치 용왕이 여의주를 물고 바다에서 올라온 것처럼 심방이 입에 물었던 무구를 내뱉어 풍요를 위한 점을 보는 제차이다. ‘요왕부원국차사 청함’에서는 용왕에 따른 차사를 엄중하게 청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고성리는 이웃 마을인 신양리와 함께 ‘고성신양어촌계’를 운영한다. 고성리 지역 가운데 일부가 1951년에 행정리인 신양리로 분리되었지만, 고성리와 신양리는 하나의 어촌계를 이루었다. 그런데 두 마을은 각자 따로 굿을 벌인다. 고성리 영등굿은 원칙적으로 해녀공동체가 생업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해마다 하는 굿이다. 나아가 대다수 주민이 함께 축원을 올리기 때문에 마을굿으로써 면모도 충분히 갖추었다.
특징과 의의
고성리는 마을 주민이 다니는 수산리 본향당의 영등굿과 별개로 해녀들이 독자적으로 거듭 영등굿을 벌이는 전통을 간직하였다. 이웃 마을인 신양리가 마을 본향당의 영등굿과 별개로 해녀들이 독자적으로 잠수굿을 하는 전통과 견주어 볼 만하다. 용올림굿은 두 마을에서 모두 진행하기 때문에 이 일대 굿 제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 마을신앙: 제주특별자치도》, 2023.
필자
강소전(姜昭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