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성산포수산업협동조합 풍어제


성산포수협 풍어제_성산포수협 위판장_2013_강소전

정의

성산포수산업협동조합이 주관하여 관내 13개 어촌계의 무사 안녕과 생업 풍요를 기원하며 음력 2월에 택일 하여 치르는 풍어제.


내용

성산포수산업협동조합(이하 성산포수협)에는 서귀포시 동부 성산읍과 표선면에 위치한 마을의 13개 어촌계가 속해 있다. 즉 고성·신양, 삼달, 성산, 세화, 시흥, 신산, 신천, 신풍, 오조, 온평, 토산, 표선, 하천 등의 어촌계이다. 대부분 어촌계는 동일한 명칭의 법정 마을에 속한다. 고성·신양 어촌계는 고성리라는 법정리에 속한다. 고성리는 행정리인 신양리와 어촌계를 함께 운영한다. 2023년 해양수산부 조사 결과 기준으로 성산포수협 소속의 어촌계원 수는 1,450명이다.
성산포수협 풍어제는 수협이 주관하고 소속 어촌계와 성산포어선주협회 등 어업 관련 기관이 여럿 참여하여 매해 벌인다. 시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음력 2월에 택일한다. 장소는 수협 시설인 위판장이다. 새해를 맞아 본격 적인 어업 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영등달에 생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한다. 풍어제를 위해 위판장에 제장을 마련하고, 참여 어촌계와 기관들을 알리는 게시물을 설치한다. 풍어제는 유교식으로 하는 풍어제를 먼저 지낸 다음 무속식의 풍어굿을 벌인다.
유교식 풍어제는 성산포수협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치른다. 풍어제는 제주도 유교식 마을제인 포제의 행제 방식에 준하여 진행한다. 제관은 삼헌관, 대축, 집사로 구성한다. 삼헌관 가운데 초헌관은 수협 조합장이 당연직으로 맡는 것이 관례이다. 아헌관과 종헌관은 어선주협회, 어촌계, 수협 대의원협의회 등의 임원들이 상황에 따라 각각 맡는다. 남성 제관들이 풍어제를 담당한다. 오전 9시경에 시작하여 약 30분 정도 진행된다.
무속식 풍어굿은 성산포수협에서 심방에게 굿을 부탁하여 거행한다. 풍어제를 지내는 장소에서 그대로 이어서 하는데, 무악기를 동반하고 춤추며 하는 ‘산굿’으로 종일 진행한다. 풍어굿은 앞서 유교식 풍어제에 견주어 해녀들의 참여가 다소 두드러진다. 굿은 초감제, 요왕맞이, 선왕 풀이·배방선 등의 제차로 이루어진다. 제주도의 영등굿이나 잠수굿과 비슷한 양상이다. 풍어굿은 오전 10시경부터 시작하여 오후 5시경에 마친다.


특징과 의의

성산포수협 풍어제는 유교식 풍어제와 무속식 풍어굿으로 이루어진다. 풍어굿은 제주도 영등굿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성산포수협에 소속된 어촌계 가운데 고성·신양, 성산, 시흥, 오조, 온평, 신천, 표선 등의 어촌계가 영등굿이나 잠수굿을 벌이고 있다. 적지 않은 수의 어촌계들이 예부터 전승한 무속식 굿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에 성산포수협 차원에서도 풍어제를 벌이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생업 의례를 지속하는 어촌계는 거듭 참여하는 셈이고, 그렇지 못한 어촌계는 수협의 풍어제를 통하여 생업의 기원을 해소할 수 있다.


참고 문헌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 마을신앙: 제주특별자치도》, 2023.
해양수산부, 《2023 어촌계 현황조사 결과보고》, 해양수산부(수산정책과)·수산 업협동조합중앙회(수산경제연구원), 2023.


필자

강소전(姜昭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