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한림수산업협동조합 풍어제


한림수협 풍어제_한림수협 위판장_2015_강소전

정의

한림수산업협동조합이 주관하여 관내 18개 어촌계 의 무사 안녕과 생업 풍요를 기원하며 음력 2월에 택일하여 치르는 풍어제.


내용

한림수산업협동조합(이하 한림수협)에는 제주시 서부 한림읍과 한경면에 위치한 마을의 18개 어촌계가 속해 있다. 즉 고산, 귀덕1, 귀덕2, 금능, 금등, 두모, 비양, 수원, 신창, 옹포, 용당, 용수, 용운, 월령, 판포, 한림, 한수, 협재 등의 어촌계이다. 대부분 어촌계는 동일한 명칭의 법정 마을에 있다. 다만 용운과 수원 어촌계는 수원리에 속하고, 협재와 비양 어촌계는 협재리에 속한다. 2023년 해양수산부 조사결과 기준으로 한림수협 소속의 어촌계원 수는 815명이다.
한림수협 풍어제는 한림수협이 주관하고 소속 어촌계와 한림어선주협회가 함께 참여하여 매해 벌인다. 시기는 음력 2월에 택일한다. 장소는 수협의 새 위판장이다. 본격적인 어업 활동을 앞두고 잠시 활동이 잦아드는 영등달에 자신들의 생업 터전에서 무사 안녕과 생업 풍요를 기원하는 것이다. 풍어제를 위해 위판장에 단상을 마련하여 제장을 꾸미고, 각 참여 어촌계와 기관 등의 이름을 게시한다. 풍어제는 유교식 풍어제를 먼저 하고 바로 이어 무속 식 풍어굿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유교식 풍어제는 한림수협 임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한다. 행제 방식은 제주도 유교식 마을제인 포제와 같은 방식을 따른다. 용신龍神을 중심으로 어업과 관련한 신들에게 기원한다. 제관은 삼헌관, 대축(축관), 집사를 둔다. 삼헌관은 대개 수협 조합장, 선주연합회장, 수협 임원이 맡는 편이다. 남성들이 주관하는 의례인 셈이다. 오전 7시 경에 시작하여 약 30분 정도 걸린다. 수협과 각 기관의 참여자들이 모두 배례한다.
무속식 풍어굿은 한림수협에서 심방에게 굿을 의뢰하여 종일 규모 있게 벌인다. 앞서 유교식 풍어제를 지낸 곳에서 그대로 치러진다. 풍어굿은 수협, 각 어촌계, 어선주 협회, 여성어업인연합회 한림지부 등과 관련된 여성들이 주로 나서서 참여한다. 굿의 절차는 제주도의 일반적인 영등굿이나 잠수굿의 양상과 동일하다. 즉 초감제, 요왕맞이, 선앙풀이·배방선, 씨드림·씨점, 지드림 등의 제차로 구성된다. 굿은 오전 10시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오후 4~5시경에 끝난다.
[특징과 의의] 한림수협 풍어제는 유교식 풍어제와 무속식 풍어굿을 함께 치른다. 무속식 풍어굿은 제주도 영등굿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한림읍 일대는 음력 2월 1일에 영등신 이 들어온다고 전하는 곳이다. 특히 과거 이 지역에 있었던 영등당에서는 큰 규모로 영등굿을 벌이기도 하였다. 현재 한림수협 관내에서는 귀덕1, 한수, 비양 어촌계 정도에서만 자체적으로 해녀 관련 의례를 한다. 관내 많은 마을들이 한림수협의 풍어제에 기대어 어업 신앙의례를 치르고 있다.


참고 문헌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 마을신앙: 제주특별자치도》, 2023.
해양수산부, 《2023 어촌계 현황조사 결과보고》, 해양수산부(수산정책과)·수산 업협동조합중앙회(수산경제연구원), 2023.


필자

강소전(姜昭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