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뒷개할망 춤추다


〈뒷개할망 춤추다〉_북촌리_2023_고승유

정의

조천읍 북촌리 주민들과 해녀 그리고 각 장르별 예술인들이 참여해 만든 축제형 북촌 마을 브랜드 야외 공연.


내용

2021년과 2022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주해녀문화예술 지역특성화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창작되었다. 북촌리와 북촌어촌계, 놀이패 한라산이 함께 창작하였으며 지원 사업이 끝난 2023년에는 텀블벅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여 마을 브랜드 공연의 맥을 이어나갔다. 2024년 3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사르쟈지역 문화유산의 날 국제행사에 초청받아 공연하기도 하였다.
뒷개는 북촌의 옛 이름이고, 뒷개할망은 북촌 해녀를 의미한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백중맞이 길트기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북촌의 고지불턱에서 출발하여 풍물놀이와 함께 ‘곰새기(돌고래)’ 모양의 종이 등을 대나무에 걸어 들고 북촌 마을을 돌아다니며 일종의 정화 의례를 하다가 포구로 모여 다 같이 ‘이여싸나 이여싸’ 노래를 부르면 ‘뒷개할망 춤추다’ 공연이 시작된다. 포구 다리 위에 사랑하는 젊은 남녀의 모습이 보이고 음악과 함께 곰새기 떼가 등장한다. 이후 곰새기 떼는 춤을 추다가 도대불 위에 서 있는 할머니와 손녀 앞으로 모여들고 할머니는 손녀에게 곰새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공연은 희喜, 로怒, 애哀, 락樂 네 마당으로 진행된다.
첫째 마당 ‘희喜’에서는 딸인 14살 영월이와 엄마 사이에 다툼이 생긴다. 영월이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에 가고 싶은데 엄마는 물질을 배워 살림에 보탬이 되라고 한다. 이를 본 다른 해녀들이 영월이를 달래서 물질에 데리고 나간다. 결국 배에 고사를 지내는 옆 동네에 술 마시러 가려는 아버지에게 아기를 맡기고 어머니도 물질을 나간다. 테왁을 들고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은 곰새기 떼를 만난다. 해녀들은 일제히 “물 알로~ 물 알로~”를 외치고 곰새기들은 해녀들을 피해 물 아래로 무사히 지나간다. 해녀들은 곰새기 떼들이 지나다니는 것을 보고 날씨가 안 좋아질 것을 예상하고 바다에서 철수한다. 소라를 가득 채취하고 불턱에 온 영월이는 채취를 적게 한 해녀들에게 소라를 나눠준다. 한편 술 마시러 가지도 못하고 아기를 보던 아버지는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데 영월은 자기가 물질해서 잡아 온 해산물로 저녁을 만들어 먹자고 하며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간다.
둘째 마당 ‘로怒’에서는 바다에 놀러온 관광객들과 낚시꾼, 또 조금만 물질하고 가겠다는 이웃 주민들과 자신들의 바다를 지키며 해산물을 수확하지 못하도록 하는 해녀들이 서로 대립한다. 한참 실랑이하고 난 후 서로 화해하지만 해녀들은 싸움으로 이미 지쳐 있다. 자신들의 삶과 환경 파괴로 안 좋아진 바다 환경 등에 대한 한탄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내 힘을 내 노래를 부르며 용왕신에게 지 드릴 준비를 하러 간다.
셋째 마당 ‘애哀’에서는 해녀들이 바다로 모여 지드림을 한다. 이때 바다 정령의 소리를 영월이가 듣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바다 정령과 해녀들이 같이 노래를 주고 받으며 어우러지는데 바다 정령은 쓰레기 문제로 바다가 오염되어서 요왕국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바다가 살아야 물질이 살고 물질이 살아야 해녀가 사니까 바다가 해녀들이라는 말을 전한다. 이 메시지를 해녀들이 수어로 전달한다. 그리고 노래가 절정에서 멈추면 곰새기의 몸에 불이 켜진다.
넷째 마당 ‘락樂’에서는 관객과 출연진 모두가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연물과 풍물 장단에 맞춰 신명나게 놀면서 공연이 마무리된다.


특징과 의의

북촌 해녀와 제주에서 활동 중인 마당극 및 무용, 음악, 연극 등 예술가들이 함께 배우로 출연하고 북촌 마을사람들도 직접 참가해 한데 어우러진 마을 축제이자 마을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필자

고승유(高丞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