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녀를 말하다

〈한국 해녀를 말하다〉-한라일보사 제공
정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한라일보》가 제주를 떠나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제주 출향해녀들의 삶을 채록한 특집 기획물.
개관
제주도의 해녀문화가 2016년 11월 30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1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다. 이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행정의 지원도 증가했다. 하지만 물질방법 등 제주해녀문화를 다른 지역에 전수한 제주 출향해녀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라일보》는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고 3년 동안 제주해녀문화를 전국에 전파한 제주 출향해녀들의 삶을 채록했다. 주로 1960~1970년대 보릿고개 시절 먹고살기 위해 제주를 떠나 물질을 하다가 현지에 정착해 살고 있는 제주 출향해녀들의 생생한 삶을 기록했다. 기존 출향 해녀 관련 기록물은 구술 의존에 치중했으나, 《한라일보》 특별취재팀은 현장 동행조사방식을 선택했다. 제주해녀들의 해외물질에 대한 발자취 추적조사도 진행했다.
제주 출향해녀에 대한 취재를 마무리한 후 《한라일보》는 출향해녀와 제주해녀로부터 물질을 배운 육당해녀(제주의 출가해녀로부터 물질을 배워 물질하는 현지 해녀)들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한 공론화를 시작했다. 2019년 12월 20일 제주자치도와 제주도의회가 함께하는 ‘한국해녀문화 보존 방안 정책 세미나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2024년 전국의 해녀를 하나로 묶는 사단법인 ‘전국해녀협회’ 출범 논의의 단초가 됐다.
내용
2017년 제1부는 제주해녀들의 출향 거점지인 부산광역시 영도구를 시작으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통영시, 울산시 동구 일산동, 포항시 구룡포,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울릉도, 일본 미에현시마시, 오사카에 살고 있는 제주 출향해녀들의 삶의 현장을 채록했다. 제주 출향해녀들로부터 물질을 배운 현지 해녀(육당해녀)들의 물질 모습과 공동체 문화를 담아내는가 하면 전국 언론사 최초로 국내외 8개 마을 어장의 수중생태계도 기록했다.
2018년 제2부는 전라남도 여수 종화도를 시작으로 거제시 하청면, 남해 미조면, 사천시 삼천포항, 보령 호도,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문암진리 백도해변,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백령도, 대진항(고성·동해 최북단 항)에 거주하고 있는 출향해녀들의 삶을 취재했다. 아울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를 찾아 제주해녀들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취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제주해녀가 러시아에 가서 물질했다는 현지 기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국내 언론 최초로 확인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출가물질에 대한 기록은 김영돈의 《제주의 해녀》(1997)에 수록된 강예길(1989년 사망) 해녀의 구술이 유일하다. 한라일보 특별취재팀은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취재 과정에서 한국 해녀 관련 기사를 쓴 러시아 콘쿠렌트일보 유리우핀체프 기자를 만나 A.N. 라진이 쓴 ‘한국 해녀 기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19년 제3부는 전라남도 완도를 시작으로 청산도, 대모도, 여수시 금오도와 연도마을, 경주시 감포읍 연동, 경상남도 남해군 평산리, 중국 다롄시까지 제주해녀 원정물질 발자취를 다루었다. 특히 중국 다롄시에서 제주해녀의 발자취를 찾아냈는데 80여 년 전에 뤼순커우 수산시장 근처에서 물질을 했던 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징과 의의
《한라일보》의 기획물 <한국 해녀를 말하다>는 제주 출향해녀 구술 기록에서 벗어나 출향해녀들의 물질 현장을 동행해 취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해녀를 말하다> 제1부의 내용은 동명의 TV 다큐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2018년 2월 9일 EBS1을 통해 방송됐다. 이는 지역 일간지가 독자적으로 TV 다큐프로그램을 제작해 공중파를 통해 송출한 첫 사례였다.
이번 기획 취재를 통해 제주 출향해녀들의 고령화 문제를 일깨웠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해녀 지원 정책, 마을 어장 입어권을 따내기 위한 출향해녀들의 피나는 노력 과정, 해녀들의 물질 방식 및 소득 분배 방식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는 해당 지역 언론과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강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전국 언론사 최초로 전국 마을 어장의 수중생태계를 기록한 수중영상물은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지는 한반도 해양생태계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의 A.N. 라진의 ‘한국 해녀 기록물’은 제주해녀 해외 출가물질 관련 연구물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제주 출향해녀 특별취재팀은 2018년 12월 26일 제주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참고 문헌
국립민속박물관, 《미역바위를 가꾸며 살아가는 울산 구유동 제전 마을(2017 울산민속문화의 해 민속조사보고서)》, 2017.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의 해녀》, 제주도인쇄공업협동조합, 1996.
필자
고대로(高大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