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멩지바당


정의

결이 고운 명주처럼 잔잔한 바다.


내용

해녀들의 일터는 다양한 상황이 펼쳐지는 바다이므로 바다 사정은 해녀들에게 커다란 관심거리다. 해녀들은 바다에 눈보라나 매서운 추위가 닥쳐도 물질을 한다. 하지만 파도가 높고 물결이 거세어지면 물질을 하지 않는다. 바닷속을 충분히 알 수 없어서 물질하기 애매한 날도 있다. 이런 날씨에는 개개인의 뜻에 따라서 물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녀 집단인 해녀회(잠수회)의 결정에 따른다. 잔잔한 날씨에도 혼자 물질하는 것은 금기다. 더구나 해녀회의 결정이 있기 전에 해녀 혼자의 뜻에 따라 물질하는 일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이는 물질이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녀공동체 의식은 매우 굳건하다.
해녀들은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하여 물질을 하므 로 물질할 수 있는 바다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멩지바당’을 그리워하고 ‘멩지바당’이 될 수 있도록 노래나 굿을 통하여 기원하는 것이다.


특징과 의의

해녀들에게 바다는 생활터전이면서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곳이다. <해녀 노래>에 보면 “이여싸나 이여싸나/ 요네젓엉 ᄒᆞᆫ저가게/ 우리베는 잼도재곡/ 놈의베는 뜸도뜨다/ 수덕좋고 제수좋은/ 우리베야 ᄒᆞᆫ저가게/ 멩지바당 실ᄇᆞ름불라(이여싸나 이여싸나/요 노를 저어 어서 가자/ 우리 배는 재기도 하고/ 남의 배는 느리기도 하다/ 수덕 좋고 재수 좋은/ 우리 배야 어서 가자/ 명주바다 실바람 불어라)”
해녀들에게 ‘멩지바당’은 최상의 물질 환경을 제공해 주는 곳이다. “멩지바당 실ᄇᆞ름 불라”고 간절한 소망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해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참고 문헌

제주도, 《제주의 해녀》, 1996.


필자

강경민(姜冏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