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물 시꾼 꿈


정의

해녀들이 물질 가기 전에 물에 관한 꿈을 꾸면 해산물을 많이 잡는다는 속설에 관한 이야기.


내용

해녀들에게 물질은 생계를 이어가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래서 동료 해녀가 물질에서 해산물을 많이 잡으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해산물을 많이 채취한 것을 부러워하며 인사말을 할 때마다 상대방은 하나같이 물에 관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아따, 느 구제기 하영 헷져(아따, 너 소라 많이 했구나.).”
“아유, 나 밤이 물 시꿘. 꿈 잘 봔 물 시꿘, 바당물 시꾸 난 영 ᄀᆞ득엇주(아유, 나 밤에 물꿈을 꿨어. 꿈 잘 꿔서 물 꿈을 꿨지. 바닷물 꿈을 꾸니 이렇게 가득찼지.).”
“야, 느 고둥 하영 헷져(야, 너 소라 많이 했구나.).”
“꿈 막 봔 왓수다(꿈 막 보고 왔습니다.).”
“무신 꿈 봔디(무슨 꿈 봤니?)?”
“물 시꾸민 막 잡는 거 아니꽈(물 꿈꾸면 마구 잡는 거 아닙니까?)?”
“느 어디 강 잡안디? 느 숨빈 디(너, 어디 가서 잡았니? 너 잠수한 데.).”
“아유, 나 밤에 꿈 잘 봣수게(아유, 내가 밤에 꿈을 잘 꿨습니다.).”
“무신 꿈 봔디(무슨 꿈 봤니?)?”
“물 시꿉디다(물 꿈꾸게 됩디다.).”
해녀들 사이에서는 물질 가기 전에 꿈에서 물이 나오면 꿈을 잘 꿨다고 하고, 바닷물 꿈을 꾸면 해산물을 가득 채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징과 의의

해녀들 사이에는 물이 밀려 들어오거나 거북을 만나거나 소똥을 줍는 꿈을 꾸면 물질이 잘되어 해산물을 많이 잡는다는 속설이 있다. 험한 물질과 고단한 노동에서 꿈은 행운을 기대하게 하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다. 반면에 물질이 잘 안 되거나 신변의 위험을 예고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꿈들도 있다.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속설에 따라 다양한 금기를 행하기도 한다. 해녀들 사이에 전해져 오는 속설이나 금기는 오랜 세월을 거쳐 얻은 경험이나 교훈, 삶의 희로애락과 그에 관한 견해를 공유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해몽이나 그에 따른 속설은 생활의 필요와 가치를 간결한 언어로 세간에 전하면서 전승되었다.


참고 문헌

제주특별자치도·제주연구원, 《제주문화원형-설화편 2》, 2018.


필자

양영자(梁永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