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산호해녀


정의

바다거북을 구해준 뒤 바닷속 용궁에서 산호꽃가지를 선물 받고 돌아와 간직했더니 마마를 앓지 않고 지냈다는 해녀 이야기.


내용

옛날 대정읍 모슬포에 한 해녀가 살고 있었는데 누구나 거쳐야 하는 마마를 겪지 않았다. 어느 날 해녀는 금로포(안덕면 사계리)에 갔다가 ‘대모’라는 바다거북이 웅덩이에 빠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밀물에 올라왔다가 물이 빠지자 나가지 못한 것이 분명하였다. 해녀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대모를 웅덩이에서 꺼내어 바다에 놓아주었다. 대모는 기쁜 듯이 조금 헤엄쳐 가다가 잠시 뒤 돌아와서 마치 감사의 절을 하듯이 머리를 꺼떡하고는 물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그 후 얼마 뒤에 해녀는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 아래 바다에 전복을 캐기 위해서 들어갔다. 큰 전복을 겨냥하여 물속으로 잠수해서 얼마간 들어가니 조개로 반질반질하게 장식한 대궐이 보였다. ‘이게 어떤 대궐인가?’ 생각하며 조금 더 들어가 보니 기이한 꽃들이 가득 피어 있고,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궁궐이 차분히 자리 잡고 있었다. 해녀가 대궐 문 가까이 다가가니 대궐 안에서 어떤 할머니가 나오더니 말했다. “당신께서 내 자식을 살려줘서 고마운 말씀을 이루 다 이를 수 없습니다. 어서 들어오십시오.” 해녀가 후한 대접을 받고 대궐을 나오려고 하는데 할머니가 꽃 한 가지를 꺾어 선물로 주며 말했다. “이 꽃을 가져가십시오. 이 꽃만 있으면 마마는 면할 수 있습니다.” 해녀가 꽃을 얻어 물 밖으로 나와 보니 그것은 산호꽃이었다. 해녀는 그 꽃을 소중히 간직했다. 과연 효험이 있어서 해녀는 늙어서 죽도록 마마를 앓지 않고 넘겼다 한다.


특징과 의의

해녀들을 비롯하여 바다에 의지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바닷속에 용궁이 있다고 믿어왔다. 그리고 바다거북이 바다 신인 용왕의 자손이므로 함부로 해하면 안 될 뿐만 아니라 혹시 바다거북을 만나면 바다로 고이 돌려보내야 한다고 믿는다. 예나 지금이나 거북은 용궁의 사자로 알고 명을 길게 해주는 상서로운 동물로 대하는 관념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신 사유에 폭넓게 전승되고 있다. 특히 해녀들은 생사의 길을 오락가락 넘나드는 험한 바다 물질에서 거북을 만나면 행운을 얻는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바다거북을 잘 보살펴 바다로 돌려보낸 해녀가 그 대가로 용궁에서 산호꽃을 얻어 마마신의 공포 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의 성정과 보은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참고 문헌

제주교육박물관, 《탐라지초본(下)》, 2008.
제주도, 《제주도전설지》, 1985.
제주특별자치도·제주연구원, 《제주문화원형-설화편 1》, 2017.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제주해녀사료집》, 2009.
현용준, 《제주도전 설》, 서문당, 1996.


필자

양영자(梁永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