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달리 어업요

성산읍 삼달2리에서 전해져 오는 터위네젓는소리와 갈치낚는소리는 제주에서 전승되는 어업노동요 중의 하나로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전되고 있다.

척박하고 바람이 거센 화산섬 제주, 육지부와 달리 제주의 민요는 노동요가 대부분이다. 밭일을 하거나 바다에서 고기잡이나 물질을 하거나 나무를 베거나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일에 고단함과 시름을 노동요가 달래주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의 노동요는 형태에 따라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된다. 밭일을 할 때 부르는 농업노동요, 맷돌이나 방아로 곡식을 갈거나 찧으면서 부르는 제분노동요, 바다에서 물질을 하거나 고기잡이를 하면서 부르는 어업노동요, 산에서 나무를 베거나 끌어내리면서 부르는 임업노동요, 양태, 탕건, 망건 등을 짜면서 부르는 관망노동요, 방앗돌을 끌어오거나 불미작업을 하면서 부르는 잡역노동요로 나뉜다. 사면이 바다인 까닭에 반농반어가 대부분인 제주, 농사지으면서 부르는 농업노동요 못지않게 바닷일을 하면서 부르는 어업노동요 또한 발달했다. 해녀들이 물질하면서 부르는 해녀노래는 물론 멸치 떼가 들어오면은 그물로 이용해 잡으면서 부르는 멜후리는소리, 제주의 전통 테배인 터위를 저으면서 부르는 터위네젓는소리, 갈치를 낚으면서 부르는 갈치낚는소리 또한 어업노동요에 속한다.

그 중에서도 성산읍 삼달2리에서 전해져 오는 터위네젓는소리와 갈치낚는소리는 제주에서 전승되는 어업노동요 중의 하나로 지난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전되고 있다. 예로부터 여가 많아 갈치, 자리돔, 우럭, 참돔은 물론 전복, 소라 등이 풍부했던 성산읍 삼달2리, 물고기 많이 모여 사는 곳이란 뜻에서 주어동(住漁洞)이라 불리었던 삼달2리에는 테배의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선유가인 터위네젓는소리와 갈치를 낚으면서 부르는 갈치낚는소리가 전해져오고 있다. 바로 이 마을 태생인 강성태(남, 1930년생)옹에 의해 전수되고 있으며, 이 노래는 2013년 10월 17일 제주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어릴 적부터 유달리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던 강성태 옹의 삼달리 어업요 전수과정은 남다르다. 열다섯 살 무렵 같은 동네에 살던 이배근 어른이 뱃일을 하면서 부르던 것을 옆에서 듣고 배운 것으로 이배근이 작고 할 때까지 약 20여 년간 틈틈이 낚시를 함께하며 따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강성태 옹에게 삼달리 어업요를 전수해준 이배근은 평소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로 그가 노래를 하면 물질하던 해녀들이 그 소리에 감탄한 나머지 전복이나 소라 등을 뱃삼에 던져줄 정도로 구성진 목소리를 가진 소리꾼이라고 한다. 하물며 이배근 어른 모친 장례시 상여를 짊어지고 가며 곡을 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 소리에 갈 길을 멈추고 조의를 표했을 정도라고 한다.

현재 강성태 보유자는 80대 후반의 고령임에도 어업요 알리기 열정과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여 년간 제주해녀박물관에서 어업요 전수를 위해 강사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2015년부터는 제자를 키워내고 있는데, 2018년 5월 강경화, 문석범, 이용호 등이 전수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어업요 전수에 힘쓰고 있다.


터위네젓는소리

여가 많아 자리돔이 많이 잡혔던 삼달2리 앞바다, 여름철이 되면 삼달2리 앞바다는 자리돔과 갈치를 잡으려는 테우로 가득했다. 여러 개의 통나무를 엮어서 만든 전통 테배인 테우는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자리돔과 갈치를 잡거나 낚시질, 해초 채취 등을 할 때 사용하던 연안용 어선이다. 약 서너 명이 노를 저으며 테우로 고기잡이가 이루어졌는데, 그때 불리웠던 노래가 바로 터위네젓는소리이다. 대부분 노를 저어 이동할때 힘에 부치거나 반복되는 노동의 지겨움을 극복하기 위해 불렀다 전해진다. 노 젓는 어부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고, 가락과 선율이 유장한 것이 특징이다. 다음은 삼달2리 강성태 보유자에 의해 전수되는 터위네젓는소리이다.

터위네젓는소리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한라산 동령하에 백년 묵은 구상나무 비여다가
신구선 터위를 무어놓고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존날존택일 받아그넹에 대천바당 한가운데
신구선 터위를 띄워놓고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동해 바당에 요왕님전 이내소원 들어줍서
석달 열흘 백일정성을 드렴수다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이물에는 이사공 놀고 고물에는 고사공 놀고
허릿간에 화장아야 물때 점점 늦어나진다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세월이 가기는 흐르는 물이요
사람이 늙기는 바람결도 같고낭이야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어질같은 서낭님아
궤기 노는 곬으로 뱃머리를 인도나ᄒᆞᆸ서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칠성같이도 흐터진 갈치덜아 다멀같이 모여들라
소원대로 멍정갈치나 나까나 보게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오행으로 맺인 연분 오동추야 달 밝은데
날아가는 저 기러기 소식이나 전해다오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오늘이나 소식이 올까 내일이나 소식이 올까
불타는 이내 가슴 어느 누가 풀어나주리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사생동거 우리 낭군님 언제면 돌아와서
심중 소원을 풀어가며 사이좋게 살아나보코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사랑 사랑 내 사랑아 연평바당에 구물코같이
코코마다 맺어진 사랑이로구나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구곡간장 썩은 눈물은 구년지수가 뒈여나지고
이내 눈에서 흐르는 물은 한강수만 뒈였드라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젊아 청춘 애끼지 말고 ᄆᆞ음 실피 놀아나보소
이몸이 늙어지면 오던 님도 되돌아간다
에행~헤에 에~이행에헤~ 허기야~하 뒤기영허
어기여차 소리로 우겨나줍서

한때 금의환향하는 큰 사람 되기를 바랐지만 결국 어부가 되어버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은 물론 사랑하는 낭군님과 연평바다의 그물코같이 맺어진 사랑, 젊은 청춘 아끼지 말고 마음 실컷 놀아나 보자는 심정 또한 잘 녹아있다.

갈치낚는소리

터위네젓는소리와 함께 강성태 옹에 의해 전해져 오는 삼달리 어업요인 갈치낚는소리는 특별한 가창 형식이 없는 흥셍이 소리로 사설 내용을 살펴보면 갈치를 잡기 위해 어부가 갈치와 밀고 당기는 상황 묘사는 물론 간밤에 동해 용궁 공주 꿈을 꾸었으니 큰 갈치가 쌍으로 잡힐 것 같다는 어부의 희망을 잘 표현하고 있다.

갈치낚는소리

강남 바당에 놀든 강갈치야
가다나 징끗 오다나 징끗 걸어나지라
나낚신 두낭에 멩게낭 순이 뒈여나지고
나술은 두낭에 썩은 칡줄이로고낭이야
어질같은 서낭님아 갈치쌍 노는 곬으로 뱃머리를 돌려나줍서
펄망알귀에 성산웃귀가 부틀동 말동허민
이 가늠이 갈치바당 정통이 뒈여진다
동서들아 네 올리고 닷 주어라
서비뽕돌 드리쳐서 수심이나 재여보자
서른닷발 ᄀᆞ리에서 서비뽕돌이 밋창에 닿는구나
한발 올력 두발 올력 갈치쌍 노는 ᄀᆞ리나 찾어를 보자
열닷발 ᄀᆞ리에서 찡끗하고 물어 땡기는구나
뱃삼이 으지직 으지직 멍정갈치 쌍거리가 틀림이 없고낭이야
간밤에 꿈을 본즉 동해용궁 외딸애기 공주가 나타나서
금상옥상 양손에 들엇으니
얼굴 좋고 처대 좋고 맵시 고운 공주로구나
옛늙은이 하시는 말씀이 야밤중에 공주꿈을 꾸게 뒈면
이사흘안에 연화대에 올라앉아
만민에 덕을 얻어 호걸이 뒌다더니
오늘 멍정갈치 쌍거리꿈이 틀림없이도 들어맞앗구낭이야
강남 바당에 놀든 강갈치야
가다나 찡끗 오다나 찡끗 걸어나지라
들물 타서 동밖으로 배질을 한즉
소섬 섬머리바당이 들어닥쳤구낭이야
물속깊이 놀든 갈치들아 달려들라 살쎄워보자
멍정갈치 뱃삼 가득 채웠으니
이만하면 만선기라도 불릴만 하고낭이야
한라산 중턱을 바라본즉
고등하늬 바람첫이 둥둥 떠올랐구나
동서들아 저걸 보라
이제저제 고등하늬 큰ᄇᆞ름이 불어닥칠로구나
서들부라 서들부라
서비뽕돌 뽑아놓고 닷줄도 빠올리자
어기야차 소리치멍
젖먹은 기운 애끼지 말앙 불각대각 젓어나가자
강남 바당에 놀든 강갈치야
가다나 찡끗 오다나 찡끗 걸어나지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노동의 형태와 더불어 제주의 노동요 또한 예전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섬이라는 제주의 지정학적 특징이 제주의 해양문화를 보여주는 삼달리 어업노동요 후세에 전승 보전되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