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우뭇가사리


우뭇가사리_평대리_2017_강정찬

학명

Gelidium elegans


방언

우미, 천초


정의

우뭇가사릿과에 딸린 바다풀.


역사

제주도 옛 문헌에서는 ‘우모牛毛’라고 기록하였다. 《증보탐라지》(1765)에서, “내섬시에 우모 457근 8냥을 진상한다.”고 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성산읍과 표선면 해녀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우뭇가사리를 따는 일이 더욱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내용

우뭇가사리는 홍색 또는 진홍색을 띠는 해조류이다. 하부에는 짧은 기는줄기가 있고 이 기는줄기에서 미세한 털 모양의 헛뿌리 다발을 내어 암반에 붙어 자란다. 곧게 자라는 가지는 가늘고 납작한 선 모양이며 같은 평면상에서 깃꼴로 여러 번 갈라진다. 하부에서 상부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며, 꼭대기는 바늘처럼 뾰족하다. 가로 방향으로 잘라서 현미경으로 보면 내부 조직이 중심에 모여 있고 그 둘레를 실 모양 세포들이 둘러싼다. 크기는 5~20cm이며 조간대 하부에서 조하대 5m 이내의 얕은 곳에서 군락을 이루어 자란다. 연중 관찰할 수 있으며, 5~6월에 가장 무성하게 자라고 7월부터 노쇠하기 시작한다.


지역 사례

우뭇가사리 채취 시기와 기간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조천읍 신흥리 해녀 사회에서는 음력 4월에 채취하는 우뭇가사리를 ‘초불우미’라고 한다. ‘초불우미’는 해녀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첫 번째로 매는 우뭇가사리고, 음력 5월에 채취하는 우뭇가사리를 ‘두불우미’라고 한다. ‘두불우미’는 해녀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두 번째로 매는 우뭇가사리이다. ‘두불우미’ 속에는 ‘청우미’가 더러 들어 있기도 하였다. ‘청우미’는 색이 바래 푸른빛이 감도는 우뭇가사리로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구좌읍 월정리 해녀 사회에서는 음력 4월에 우뭇가사리를 채취했다. 월정리 해녀들은 일정 기간 우뭇가사리 채취를 금하였다가 동시에 개별적으로 채취하였다. 이렇게 금하였다가 ‘우미’ 따는 일을 ‘우미ᄌᆞ뭄’, ‘우미ᄌᆞ문’이라고 하였다. 이 기간에는 쑤기미의 산란기여서 우뭇가사리 를 채취하면서 쑤기미에 쏘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성산읍 오조리 해녀들은 음력 3월에 매는 우뭇가사리를 ‘초등우미’, 음력 6월에 매는 우뭇가사리를 ‘두불우미’라고 하였다. 서귀포시 대포동 해녀들은 음력 3월에 우뭇가사리를 채취하였다.

•초불우미·초등우미·일반초: 해녀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첫 번째로 매는 우뭇가사리.
•두불우미·이반초·중곽우미: 해녀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두 번째로 매는 우뭇가사리로 이등품이다. 달리 ‘중곽우미’ 라고 하고, 상품명을 ‘이반초’라고 하였다.
•만곽우미·삼반초: ‘만곽우미’는 해녀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세 번째로 매는 우뭇가사리를 말한다. ‘만곽우미’를 팔 때는 ‘삼반초’라고 하여 제값을 받지 못하는 수가 있었다.
•개우미·청우미: ‘청우미’는 푸른빛이 감도는 우뭇가사리로, 한림읍 옹포리 해녀들은 이를 ‘개우미’라고 하였다. ‘개우미’는 오염으로 변색하여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우뭇가사리를 말한다.


특징과 의의

과거에는 우뭇가사리의 학명이 Gelidium aman-sii라고 알려졌었다. Kim et al.(2012)는 유전자를 이용한 계통학적 결과를 근거로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우뭇가사리의 정당한 학명은 Gelidium elegans라고 정정하였다. 제주도에서는 우뭇가사리를 ‘우미’ 또는 ‘천초’라고 불렀으며 제주도 연안에서 상업성이 가장 뛰어난 해조류 중 하나로 한천의 원료가 된다. 채취된 우뭇가사리는 햇볕에 말려 수협을 통해 공동 판매된다. 채취된 우뭇가사리는 말렸을 때 짙은 자색을 띠는데 일부는 엽체 표면에 증식한 플랑크톤들로 인하여 녹색을 띠는 경우가 있다. 지역민들은 이런 우뭇가사리를 ‘청우미’라고도 부르는데 상품성이 낮다.

 

우뭇가사리 채취_우도_2024_송동효

 

최근 제주 연안에서 우뭇가사리 서식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는 2~4월 채취 금지기를 설정하여 수확을 제한하고 있다. 한림읍 옹포리에서는 환경오염의 영향으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우뭇가사리를 ‘개우미’라고 하였다.


참고 문헌

고광민, 《제주도의 생산기술과 민속》, 대원사, 2004.
고광민, 《제주 생활사》, 한그루, 2018.
김명숙 외 4명, 《제주 우도의 해조류 다양성》,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2022.
이기완, <제주도 해양생물의 지방명-1. 조류>, 《해양과학연구소 연구논문집》 5, 제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 1981.
이용필, 《제주의 바닷말》, 아카데미서적, 2008.
제주특별자치도·제주섬문화연구소, 《제주도해녀문화총서Ⅰ》, 2019.


필자

강정찬(姜丁巑), 고광민(高光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