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등풀가사리

불등풀가사리_하천리_2010_고광민
학명
Gloiopeltis furcata
방언
가시리, 대롱가시리, 돌카시리, 붕뎅이가시리, 엿가시리, 조작가시리
정의
풀가사릿과에 딸린 바다풀.
내용
불등풀가사리는 암적색 또는 적갈색의 해조류이다. 헛뿌리는 작은 점 모양이고 암반 위에 1~5개체씩 모여 자란다. 식물의 하부에서부터 갑자기 부풀어 오른 대롱 모양의 원통 모양 또는 곤봉 모양 가지를 낸다. 가지의 지름은 다소 불규칙하다. 가지는 대개 불규칙하게 두 갈래로 갈라진다. 가지 속은 비어 있어 공기가 차 있고 가지에서 갈라지는 부분은 다소 잘록해지며 꼭대기는 뭉툭하다. 높이 5~10cm까지 성장한다. 조간대 상부 암반에 무수히 많은 군체가 모여 자라며 군락을 이루기도 한다. 조간대 상부에 서식하므로 저조시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가지는 건조되어 표면이 딱딱한 작은 공기주머니 모양으로 되며 색깔은 암적색으로 변한다. 바닷물에 다시 잠기게 되면 원래의 탄력성과 적갈색을 회복한다. 계절성 해조류로 5~6월에 성숙하며 7월부터 사라진다.
지역 사례
표선면 표선리 한지동과 서귀포시 보목동 해녀 사회에서는 불등풀가사리를 ‘돌카시리’라고 한다. 정월에 조간대 상층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불등풀가사리를 맨손으로 매어다가 국을 끓여 먹었다. 이 국을 ‘가시리국’이라 고 한다.
구좌읍 동복리 해녀들은 음력 2월에 갯가에서 불등풀가사리를 맸다. 그 무렵에 말똥성게를 잡고 껍질째 빻아 가라앉힌 물에 불등풀가사리를 넣고 국을 끓였다. 이 국을 ‘솜국’이라고 하였다.
서귀포시 보목동 해녀들은 정월에 불등풀가사리를 매어다 국을 끓여 먹거나 풀을 쑤었다. 흉년에는 밥 위에 불등풀가사리를 넣고 다시 그 위에 메밀가루를 얹어서 먹기도 하였다. 이는 쌀을 아끼려는 수단이었다.
서귀포시 법환동 해녀들은 음력 2~3월에 ‘속골’이라는 갯가에서 불등풀가사리를 맸다. 주로 풀을 쑤는 재료로 삼았다. 대정읍 하모리 해녀들은 봄에 갯가에서 손으로 불등풀가사리를 매어 말렸다가 절간고구마 가루에 섞어서 범벅을 해 먹었다. 한림읍 비양도 해녀들은 봄에 불등풀가사리를 매어 말려두었다가 흉년이면 메밀가루에 넣고 범벅을 만들어 먹었다.
특징과 의의
조간대에 서식하는 식용 해조류이며, 방언으로 ‘가시리’로 불렸고 과거에 반찬, 국거리 등으로 사용했다. 호료(풀, 접착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까지도 드물지만 연안의 일부 식당에서는 찬거리로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제주도 해녀 사회에서 불등풀가사리 쓰임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드러난다.
참고 문헌
고광민, 《제주도의 생산기술과 민속》, 대원사, 2004.
고광민, 《제 생활사》, 한그루, 2018.
김명숙 외 4명, 《제주 우도의 해조류 다양성》,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2022.
이기완, <제주도 해양생물의 지방명-1. 조류>, 《해양과학연구소 연구논문집》 5, 제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 1981.
이용필, 《제주의 바닷말》, 아카데미서적, 2008.
제주특별자치도·제주섬문화연구소, 《제주도해녀문화총서Ⅰ》, 2019.
필자
강정찬(姜丁巑), 고광민(高光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