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타

〈씨스타〉_2023_제주MBC 제공
정의
해녀의 정체성을 되찾는 문화 주권 운동 홍보 콘텐츠로 2023년 12월에 제주MBC가 UHD로 제작하여 방송 한 총 4부작 드라마.
개관
TV 드라마 제작을 통해 해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K-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아마’로 잘못 알려진 해녀의 정체성을 되찾는 문화 주권 운동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다. NHK TV소설인 <아마짱>이 세계적 열풍을 일으킴에 따라 제주해녀의 위상과 정체성을 위협받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응할 K-문화콘텐츠로 <씨스타>를 선보였던 것이다.
내용
항일독립운동가였던 해녀 할머니,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상군 해녀가 된 어머니, 이혼의 아픔을 딛고 해녀에 입문하게 된 딸까지 삼대에 걸친 해녀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가 짊어진 인생의 무게와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제1화 ‘말못할 비밀’에서는 ‘고우리(중2)’가 아빠의 사업 실패로 인해 10년 만에 친할머니(양순옥)가 사는 제주도로 온다. 벙어리인 듯한 할머니와 화가 많은 고모, 눈치 없는 고모부에 말 많은 사촌동생 ‘예나’까지 평범하지 않은 가족들로 인해 더없이 혼란스럽다. 할머니는 평생 물질로 뒷바라지해온 귀한 아들(고정훈)이 사업 실패도 모자라 이혼 후 딸까지 맡기니 억장이 무너질 지경이다. 그 속을 모르는 마을 사람들과 해녀들은 아들에게 꿔준 돈을 못 받는 거 아니냐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그러다 고우리가 사라지자 찾으러 다니던 할머니가 바닷가에 위태롭게 서 있는 손녀를 발견하고는 소리 높여 “고우리!”를 외친다.
제2화 ‘너와 나의 경계선’에서 고우리는 할머니가 벙어리가 아님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그렇게 알게 된 할머니의 비밀은 바로 ‘말로 인한 상처’였다. 해녀였던 어머니와 뱃일하던 남편, 그리고 친한 친구까지 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잃었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동안 입을 꾹 닫고 살아온 것이었다. 어머니의 아픔, 해녀의 슬픔을 우연히 알게 된 손녀는 해녀에 대해 점점 관심을 갖는다. 그러던 중 이웃 마을 해녀들이 몰래 경계선을 넘어와 물질을 하고 가면서 큰 싸움이 벌어지는데 그걸 모르고 찾아온 홍 의원은 ‘보여주기식 행사’로 해녀들을 이용하려다 괜히 욕만 먹고 도망치듯 떠나게 된다. 이 모든 일에 앞장선 건 바로 고모이자 해녀 회장인 고정아였다. 그걸 지켜본 고우리는 고모를, 그리고 제주해녀를 다시 보게 된다.
제3화 ‘지켜야 할 보물’에서 해녀들은 조용했던 마을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외신기자(그렉)가 ‘살아있는 세계 문화유산’인 제주해녀들을 인터뷰하러 오기 때문이다. 해녀들의 인터뷰가 원만히 마무리되던 때, 마을 어장에 등장한 이주민(허건형)으로 인해 싸움이 벌어진다. “어장에 들어오지 마라!”는 해녀들과 “바다가 해녀들 것이냐!”는 이주민의 싸움은 집단으로 이어지며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외신기자까지 한 몫하며 해녀들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진다.
제4화 ‘바다가 준 선물’에서는 신입 해녀가 온다는 소식 에 해녀들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그런데 신입 해녀는 놀랍게도 남자, ‘해남’이다. 해남을 처음 접한 해녀들은 낯설어하며 거리를 두려 하지만, 다정하고 살가운 해남 ‘창옥’은 붙임성이 좋아 마을 해녀들과 금세 친해진다. 하지만 그는 바다만 들어가면 확 돌변한다는 단점이 있다. 물에만 들어가면 해산물이 온통 ‘내 것’이란 생각에 눈이 뒤집혀 해녀들의 충고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욕심을 내게 된다. 그러다 결국 사고가 일어나고 창옥은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다. 그 순간 그를 살린 건 바로 동료 해녀들이다. 이를 통해 창옥은 잘못을 반성하게 되고, 해녀가 가진 공동체 문화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되면서 드라마는 마무리된다.
특징과 의의
<씨스타>에는 50대의 여장부 같은 해녀 회장을 비롯해 해녀 세계의 금기를 깬 해남海男, 할머니와 어머니를 보며 해녀를 꿈꾸는 십대 꿈나무 등의 인물이 등장하며 해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힘들고 어려워 점점 그 수가 줄어드는 실정이지만 아직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고자 하는 여러 부류의 해녀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동안 방송에서 흔히 보여준 다큐멘터리 화법을 벗어나 해녀가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유쾌한 드라마 방식은 시청자들이 해녀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고, 해녀의 삶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이웃 마을 해녀들이 몰래 경계선을 넘어와 물질을 하면서 벌어지는 갈등, 외부인들이 무단으로 어장에 들어와 해루질을 하자 해녀들이 분노하며 벌어지는 갈등 등 매 화마다 벌어지는 사건과 해결 과정을 통해 아주 오래전부터 해녀들에게 바다는 밭이며 직장, 삶의 터전이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아울러 배우들이 실감 나는 제주어로 연기를 하고, 표준어 자막을 삽입함으로써 제주어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필자
김지은(金知恩)